우린비록 반달이지만..(화요일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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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연 [xyz] 쪽지 캡슐

2000-02-16 ㅣ No.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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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점심 시간에 명동 성당에 잠시 들러
오래 묵은 고해 성사를 하고 묵상을 할때부터 였을까요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오늘 성서 백주간 모임을 끝내고 나오는데
밤 같지 않게 세상이 정말 환했습니다.
보름달이 뜨는 날인가부다.. 하늘을 보았는데
예상했던 거기엔 그 절반의 반달이 있었습니다.
짙은 프러시안 블루의 바탕에 콩콩이 박혀있는 별들과 함께..


뭐든지 양이 많은게, 큰게 좋은건지..
어떤 소책자의 제목처럼 작아서 아름다울수도 있을겁니다.
방해를 하는 뿌연 필터만 없다면
오늘 밤 하늘의 반달처럼 눈부실수도 있고.



음 ...
사실 오늘 우리의 모임이 마지막이 될 뻔했습니다. 정말 아찔했습니다.
군대 문제로 유학 문제로 그 밖의 기타 학업 문제들로
귀중한 소금 한알한알이 다 빠져나가고 있는 이 마당에
남은 몇명으로 이 명맥을 유지할수 있을것인가 하는 ..
어쩜 그 동안 우리 모두 깨닫고 있었지만
누가 먼저 말 꺼내주기를 기다렸는지도 모를 그 문제 .

고백하자면
그 동안 저는 '맏이'라는 위치를 힘겨워하며
뜻대로 되지 않는 동생들을 감싸안기 보다는 탓을 했고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은적이 많습니다.
(우리 화요반이 이 지경까지 된건 아무래도 나의 부덕함을 그 분이 꾸짖어 주시려함이 아닐까 ... )
오늘 나눔 시간은 정말 치열했습니다.
지난 시간을 생각해보는 자아 비판과 한숨속에서
진심으로 뉘우치며 아쉬워 하다가


아 ~ 하 ..
밝아졌습니다.


후 훗 ..
화요일을 계속 이어갑니다.
노력하고 일구어야 할 새로운 땅이 생긴거 같아 기분이 벅쩍지근 합니다.
늘 보던 땅이지만 소중하고 절실한 마음에서 다시 보게 됩니다.

속 깊은 대화로 최선의 결론으로 가자'하신 박 미숙 지도 수녀님과
함께 해준 재영이 이랑이 갑주 우찬이
정말 ,
정말 감사하고 고맙네요.

우리 앞에 또 언제 어떤 복병이 출현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느낌을 간직하고
설령 끝내 헤어져서
다른 곳에서
이 좋은 경험을 빛과 소금으로 뿌려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리 끝까지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
Let's try again !



맑은 밤,
화요일의 여러분을 생각하며
기분 조은 스텔라
이만 총총 **



p. s 갑주야 부디 몸 건강히 잘 다녀와라 . 내 맘 .. 알쥐 ?

음..
오늘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은 괜찮은 체험을 하나 놓쳤구먼 .. 쩝 .
그리구,
개인 면담 생각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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