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복음 생각(9월7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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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용 [pgiuseppe] 쪽지 캡슐

2002-09-07 ㅣ No.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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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연중 제22주간 토요일

 

루가 6,1-5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그 때에 제자들이 밀 이삭을 잘라서 손으로 비벼 먹었다.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 몇몇이 "당신들은 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것입니까?"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물으셨다. "너희는 다윗의 일행이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보지 못하였느냐? 다윗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들밖에 먹을 수 없는 제단의 빵을 먹고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그리고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다."

 

  

  배고픔에 밀 이삭을 잘라서 먹은 제자들, 그러나 그 날이 공교롭게 안식일이었던 관계로 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 곧 노동을 하느냐고 질책하는 바리사이파 사람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배고픔의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나름의 해석으로 단죄하는 상황에서 예수님이 느끼셨을 갑갑함, 답답함을 봅니다.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수 많은 수재민이 발생하고 그 재산 피해도 천문학적 수치를 매일 갱신하고 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서 듣습니다.

 

  여기 저기서 자신들의 피해 현실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기다리라고, 상황을 파악하고 그리고 피해정도에 따라서 등급을 매겨 절차에 따라 지원을 하겠다는 행정기관의 답변을 들으면서 마찬가지로 갑갑함을 느낍니다.

 

  어제 뉴스를 보면서는 당장 먹을것이 없어 발을 동동 굴리는 사람들, 산간 지역의 피해자들은 아무것도 덮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추위에 몸을 떨며 밤을 지새우는 모습을 보면서 그 갑갑함이 극에 달았습니다.

 

  아마 사람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은 늘 상존하는가 봅니다.

어쩌면 큰 생각없이 던진 말 한마디가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준에 따라 재해석되어 그 본의와는 정반대로 이해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해를 낳고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기도 합니다.

 

  때로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너그러움으로 가득찬 우리 자신이 될 수는 없는지, 말 한마디에, 행동거지 하나에 매달리기 보다는 지금까지 지켜본 그 사람에 대한 인간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그냥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지 아쉬움이 남을 때가 있습니다.

 

  안식일의 주인이신 주님, 참 쉼의 주인이신 주님의 너그러움이 부럽고 그래서 그 안에서 쉼의 시간과 공간을 더더욱 그리워하게 됩니다.

 

  그 안에서는 굳이 다른 설명을 할 필요가 없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받아주실 것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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