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퍼온글]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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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희 [diroop] 쪽지 캡슐

2000-03-11 ㅣ No.3089

<홈페이지에 좋은글이 올라와서 여기에 올립니다.>

 

 

잘은 안나지만..어렴풋이 기억이납니다..

내가 유치원 다니던 시절 밤에 고열로 아파할때

그 높은 산동네에서 나를 들쳐엎고

택시가 다니는 곳까지 쉬지 않고 뛰어 내려와

나를 병원으로 데려갔던 당신..

그때 난 보았습니다...

당신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내가 초등학교때 반장이 되었을때..

다음날 빵과 우유를 50개씩 싸와서 반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주었던 당신..

난 당신에게 짜증을 부렸습니다..창피하게 학교까지 왜 왔나교..

그때 난 보았습니다..

나의 그러한 태도에도 나를 자랑스러워하는 당신의 미소를..

 

초등학교 5학교때 보이스카웃 여행을 갔을때..

당신도 따라왔습니다..

내가 가는곳마다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저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내는 당신..

유난히도 사진찍는것을 싫어했던 나는 그런 당신에게

또 짜증을 내었습니다..

그때 난 보았습니다...당신의 민망해하는 어색한 웃음을..

 

우리집이 그리 잘살지 않았던 시절..

내가 그렇게 갈비를 먹고 싶다고 졸라도 사줄 돈이 없으셨던 당신

하루를 그동안 모으로 모은 돈으로 나에게 갈비를 2인분이나

사주셨던 당신...

그때 난 보았습니다..

집에 들어와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찬밥을 드시는 당신을..

 

내가 삼류대학에 입학했을때..

당신은 마음속으로 실망이 대단히 크셨던 거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기죽을까봐 나보고 잘했다고..수고했다고..

다독거려준 당신..

그때 난 보았습니다..

당신의 미소뒤에 숨어있는 서글픈 미소를..

 

내가 군대 훈련소에서 병원을 갔을때 조교 눈을

패해 몰래 당신에게 전화를 했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에서 뛸듯이 기뻐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조교의 눈에 들킬까봐 채 1분도 통화하지 못하고

끊어야 했습니다.

그때 난 들었습니다..

전화를 끊으면서 얼핏 들리는 당신의 흐느낌을..

 

내가 군대에서 고참에게 매일 워커발로 정강이를

채이고 나서 휴가를 나왔을때..

당신은 내가 잠들어있는 방에 들어와 내 모습을 바라보시다가

우연히 나의 피고름이 흐르고 퉁퉁 부어있는 정강이를 보았습니다.

난 자는 척을하고 있었지만..

그때 난 들었습니다..

당신의 소리 죽여 우시는 소리를...

 

내가 불혹의 나이가 지나고 당신이 70먹은

노인네가 되었을때..

그때도 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내 걱정에 항상 마음 조릴 당신을 모습을...

 

그런 당신을 난...어머님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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