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추기경님 주교님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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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진 [uryangjin] 쪽지 캡슐

2008-07-01 ㅣ No.5213

저는 천주교 신자입니다. 저는 어제 신부님들의 결연한 의지에서 양들을 잘 인도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천주교 신자로서 포근하고 따뜻한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신부님들의 거리에서의 미사,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한 절제되지 않은 주장, 그리고 사상적으로 위험수위에 노출된 일부 세력에 힘을 실어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전혀 공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다음 두가지 입니다. 첫째는 왜 일부 신부님들이 정의구현사제단이라는 이름으로 본분에 충실하지 않고 정제되지 않고 극단적인 주장으로 나라를 위태롭게 만드든 것일까 하는 것이고 둘째로는 천주교 상위조직인 주교단 또는 교황청에서 본분과는 관련없는 돌출적인 행동을 하는 신부님들에 대하여 왜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거나 또는 침묵함으로써 마치 한국 가톨릭 전체가 정의구현사제단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처럼 느끼게 함으로써 천주교 자체가 욕을 먹게 되는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나라가 매우 혼탁하고 어지러워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권이 유린되거나  정의(여기서 정의는 그야말로 옳고 그름이 매우 분명한 다시 말하여 인간의 인간에 대한 폭력이나 사회양극화에 따른 못가진자의 절대적 기준의 인권상실등을 의미함)가 말살된 사회에 살지 않습니다. 우리는 충분히 배려되고 정의로운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행정부의 판단에 따른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이 우리 사회의 정의를 위태롭게 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소고기 수입결정은 과학적 근거와 관행 그리고 국제적인 역학관계속에서 이루어진 거래로서 신부님들이 정의를 내세워 거리로 나와 나라를 어지럽게 만들어야 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제 3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정의를 내세워 행정부를 설득할 수 있거나 국제사회를 설득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신자들에 대한 정신적 영향력이 매우 큰 신부님들이 공개적으로 천명할 내용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대통령, 많은 행정부관료 그리고 말없이 침묵하고 있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정의에 대한 감각이 모자란다는 생각은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들이 훨씬 더 많이 배우고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많은 식견을 가지고 있으며 세상을 훨씬 더 폭 넓게 보고 있습니다. 단편적이며 편향적인 생각으로 정의를 논하면 그야말로 웃음거리입니다.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이만 각설하겠습니다.

저는 더 이상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이 소모적인 논란에 휩싸여 국력을 허비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역량을 충분히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정의롭지 못하고 이것은 예수님의 가르침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충분히 발휘하여 결과적으로 하느님을 찬양하고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하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 중의 하나입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보면 우리는 국가적으로 제 할 일을 못하고 국가적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그래서 하느님 보시기에 민망한 형편에 놓여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여 국가적으로 정의롭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추기경님 그리고 주교님, 정의구현사제단이 더 이상 우리나라를 혼란의 용광로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기도하여 주시고 권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한국 가톨릭교회의 위상을 세우고 정신적인 지주로서의 추기경님 및 주교님들께서 우리 사회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하나의 길임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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