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5월 31일 시청앞광장에 있던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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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원 [ellefson] 쪽지 캡슐

2008-06-02 ㅣ No.4813

집에서 만든 피켓을 들고 돌아다니다가 로만칼라를 하신 분을 봤습니다...
 
반가워서 인사드리고 신자임을 밝히고 여쭤보니 모 수도회 소속이시더군요
 
(수도회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개별적으로 나오신건지 아니면 그냥 우연히
 
지나가시던건지는 모르겟지만, 그날 전 로만칼라를 하고 나오신 신부님을 봄으로써
 
이후에 있을 끔찍한 상황에서도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예비군복장을 입고, 같은 예비역들과 함께 스크럼을 짜면서 시민들을 보호하였습니다.
 
솔직히,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예비역일행들에게 '믿고 있는 종교 있으시면 각자 기도들 하세요'
 
라고 말하고, 저도 바로 기도했습니다.  이 시위에서 아무도 크게 다치 없기를 빌면서요..
 
다행히 전 가볍게 긁히는 정도로만 그쳤습니다.
 
하지만 예비역들이 철수하고 난 이후의 상황을 뉴스로 접했을때, 남아있던 시민들에게 죄송했습니다.
 
다치는 한이 있더라도 같이 참여해서 시민들을 지킬걸 하는 생각도 문득 들고요...
 
 
지금 하루하루를 불안과 공포로 지내고 있는 전경 이경 일경들이나, 잘못된 지도자에 대해
 
반성을 요구하는 시민들..이들중에 분명 신자분들이 계실겁니다. 적어도 신자분들만이라도
 
챙기고 싶으시다면, 이분들이 진정 안정을 찾고, 이 시위가 평화적인 방향으로 끝나기 위해서
 
무언가의 조치가 있었으면 합니다.
 
 
6월 1일 새벽 청와대는 발포저지선까지 시민들이 진입했었습니다.
 
(그 현장에서 스크럼을짜고 뒤로는 시민들을 막으면서 앞으로는 침묵을 유지하면서
 
이미 몇일간의 시위진압으로 지칠대로 지쳐 눈이 풀려버린 제 앞에 있는 전경에게
 
간간히 말했습니다. '다치면 안돼, 몸건강히 제대해야 해'...)
 
그 발포저지선은 4.19. 이후로 처음 뚫린 저지선이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경비단에서 실탄사격으로 진압을 해도 어쩔수 없는 선입니다.
 
그때의 그 악몽을 다시 재현해서는 안됩니다...비록 부정부패로 얼룩진 정치가들이라도
 
생명의 희생은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톨릭교회에서 양심적인 목소리를 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공식적인 입장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제가 거기에 반론할 권한은 없으며
 
순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번쯤은 옳은 것이 무엇인가 생각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을 말씀으로써만 머릿속에 담아놓는 것과, 그 말씀을 실천하는 것중 어떤것이
 
진정한 신앙인지 가르쳐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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