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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 5주일 수색 예수성심 성당 새사제 박재성 시몬 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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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9-02-09 ㅣ No.3781

연중 제 5주일 수색 예수성심 성당 새사제 박재성 시몬 신부님 강론

1독서 : 이사 6,1-2.3-8 / 2독서 : 1코린 15,1-11 / 복음 : 루카 5,1-11

 

+찬미 예수님

저는 지난 21일 사제 서품을 받았습니다. 서품을 받은 그 당일부터 오늘까지 정말 많은 축하를 받고 있습니다. 저를 보시는 분마다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하십니다. 저는 오히려 그 축하를 수색 신자 분들께 돌려 드리고 싶습니다. 축하를 받으실 분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이 부족한 이 사람, 박재성 시몬을 기도로 키우고, 여러분의 삶의 모범으로 키워서 오늘의 한 사제가 수색 성당에서 난 것입니다. 사제를 배출한 수색 공동체 여러분, 수고 많으셨고,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사제 서품식이 끝나고 어떤 분께서 물어보셨습니다.

우셨어요? ~, 우셨네.

솔직히 말씀드리면, 네 조금 울었습니다. 신부님들께 안수를 받을 때, 눈물이 조금 나더라구요.

또 물어보셨습니다. 그럼 언제 제일 떨리셨어요?

많은 분들이 부복을 할 때, 그러니까 사제가 흰 천 위로 엎드릴 때를 생각하시는데 저는 호명을 할 때, 가장 떨렸습니다. 저희 학장 신부님께서 제 본당과 이름을 부르신 후에, 제가 , 여기 있습니다.”라고 답하면서 주교님 앞으로 나아갔죠. 저는 ,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할 때가 가장 떨렸습니다.

 

제가 왜 그 때가 가장 떨렸을까 생각해 보니, 우선 카메라가 딱 제 앞에서 저를 찍고 있었습니다. 왠지 목소리도 크게 해야 할 것 같고, 시선처리도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제가 떨렸던 이유는 이제 더 이상 발을 뺄 수 없다. 나는 사제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저를 참아주는 신부님, 아버지처럼 넓은 품을 가진 신부님, 저를 기다리고 있던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사제의 삶이 멋지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하면서 내가 그 신부님들처럼 살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함께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실제로 겁이 많은 사람이고, 아프고 고통받는 것은 피하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제는 십자가를 짊어지셨던 예수님을 따라 사는 사람인데, 제가 보기에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가 커 보였습니다. 십자가는 고통의 십자가로 제가 짊어지기엔 너무 커 보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저를 이곳으로 이끄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미 오래전에 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의 씨앗을 제 안에 심으셨습니다. 저는 신학교를 들어가기 전부터 꿈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같이 웃는 것’.

저는 웃고 싶었고, 웃으려 노력했는데 혼자만 웃으니 웃어도 그리 기쁘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 옆에 있는 사람과 같이 웃으니 정말로 기뻤습니다. 그래서 저는 혼자만 웃는 것이 아니라 같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을 꿈꿔왔고 저는 지금도 그 꿈을 꾸고 있습니다. ‘다 같이 웃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저는 바로 그것이 하느님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함께 웃고 싶었지만, 함께 한다는 것은 사실 힘들었습니다. 특히 고통 중에 있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겪으면서 겁 많은 저에게 용기를 주시고, 고통을 피하고 싶어하는 제게 그 이유를 가르쳐 주시려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저에게 함께 웃는 것이라는 꿈을 통해서 당신과의 관계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함께 웃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힘들고 아픔이 있더라고 안고 가야하는 이유를 가르쳐 주십니다.

 

앞서 말씀 드린대로 저는 겁 많은 사람이지만, 하느님의 부르심의 , 여기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제 삶에 많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는 기쁜 일도 있겠고, 분명 고통과 어려움도 있을 것입니다만, 이는 함께 웃기 위한 준비이며, 하느님 나라로 가기 위한 길입니다. 그렇기에 십자가가 더 이상 고통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입고 있는 제의에 이러한 의미를 담았습니다.

 

여러분이 주신 사랑으로 다음 본당에서도 사랑하며 살도록 하겠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루카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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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5주일 꽃꽂이

http://bbs.catholic.or.kr/home/bbs_view.asp?num=1&id=173398&menu=frpeterspds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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