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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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추기경 [cardinal] 쪽지 캡슐

2000-03-12 ㅣ No.1347

김요셉피나에게

 

보내준 편지 고마워요.

하루하루를 뜻깊게 보내기 위하여 병원 봉사를 다녀왔다니 참으로 장하십니다.  삶이 그렇게 사랑으로 차곡차곡 채워질테니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그리고 언제나 남의 말을 좋게, 기쁘게 해주도록 노력한다는 것도 역시 훌륭한 다짐입니다. 이 사순절에 우리를 위하여 희생하신 주님을 본받아 어느때 보다도 사랑을 살도록 노력합시다. 아녕히..

 

 

 

채승진에게

 

네가 습격했다는 그 야옹신부님이 오늘 나에게 잠시 다녀가셨단다.

이유는 내 컴퓨터가 고장이 나서 그것을 고치러 오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히 너의 습격이야기도 물어보았지. 그러나 빙그레 웃으시며 구체적인 말씀은 하지 않고 가셨다. 요즈음은 내 시간이 여러가지 일로 여유가 없어서 이 편지의 답을 쓰는 것도 힘들고 다른 홈페이지에 들리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니 이해해다오. 신부님방 습격이야기는 서로 나눈 이야기에서 짐작이 간다. 그렇게 너희들에 대한 신부님의 사랑이 자상하고 그리고 그 신부님에 대한 너희들의 존경과 사랑 역시 참으로 아름답구나.

주님안에 언제나 그 아름다움이 살아있기를 빈다. 안녕...

 

 

김동희에게

 

율리아나야?

보내준 편지 기쁘게 읽었다.

성당에는 열심히 다니지 않는다고? 그러나 그 즉시 이것을 반성하니 하느님께서는 다 용서해 주실 것이다. 하느님은 너를 극진히 사랑하시고 너를 언제나 기다리고 계신단다. 안녕히....

 

 

 

김희정,아녜스에게

 

성 요셉성월에 성 요셉의 이름 풀이는 참으로 좋아요.

성경이 전하는 성 요셉의 모습을 그렇게 이름 풀이로 설명을 하고 있으니 누가 생각해 낸는지는 모르지만 아주 그럴듯 합니다.

이런 것을 어디서 읽고 적절한 시기에 알려주는 아녜스도 놀라워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내가 과연 주님을 사랑한다고 말을 할 수 있을지?

이런 반성은 모두가 깊이 해보아야 할 내용이지요.

우선 나부터 늘 이런 반성을 하고 있다면 좋겠다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하느님 앞에 나설 때 결정적인 문제는 "너 나를 사랑했느냐?"

일 터이니까요. 사랑은 참으로 우리의 삶안에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안녕히...

 

 

김윤선,헬레나에게

 

보내준 편지 고마워요.

무엇을 용서해 달라는지 나는 알 수가 없군.

어는 본당에 한 할머니가 살고 계셨대요.

그런데 그 할머니는 본당신부님을 찾아와 하느님을 뵈었다고 여러번 말했답니다. 신부님은 귀찮기도 하고 할머니가 참으로 하느님을 뵈었는지 의심도 나서 한번은 할머니에게 이런 말을 했답니다.

"할머니, 이 다음에 또 하느님을 뵈오면 이 신부의 죄의 리스트를 보여 달라고 하십시요" 할머니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갔지요.

며칠 후 할머니는 하느님을 뵈었다고 다시 찾아왔습니다.

신부님은 자기가 한 질문을 하느님께 드렸는지 물어보았습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네, 물어 보았습니다" "그래서요?" "하느님은 나는 그의 죄를 다 잊었노라"고 말씀하셨답니다.

하느님은 이렇게 우리가 지은 죄를 다 아시면서도 다 잊어 주신답니다.

안녕히....

 

 

 

이정현에게

 

미안하다.

지난번 회답에서 빠졌다니. 편지가 너무 많다가 보니 이런 일도 있는 모양이다. 공부를 하면서 직장생활을 겸하고 있으니 참으로 힘들겠구나.

곧 입시학원 등록도 하고 수능시험을 볼거라니 이번에는 좋은 성적을 내리라고 믿는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애인과 나에게만 말한다며 그런줄 아세요. 라고 하니 좀 우습다. 왜냐하면 이 게시판은 공개돤 장소야.

누구든지 볼 수 있어 그리고 많은이들이 보고 있어. 그러니 너는 의식하지 못하겠지만 만천하를 향해서 수능시험 본다는 것을 말한 셈이야.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네가 건강하고 열심히 공부하여 뜻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기를 바라며 아녕...

 

 

 

김은정,루시아에게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며 겪는 여러가지 어려움, 그 모든 것을 이 사순절에 꾹 참으면서 화내지 않고 지내겠다는 결심 참으로 갸륵합니다.

예수님 마음을 닮은 우리 루시아 선생님의 마음, 예수님은 분명히 이 착한 선생님을 사랑하실 것이고 은총 많이 베푸실 것입니다. 교실에서도 함께

하여 주실 것입니다. 루시아도 이렇게 주님과 하루하루를 함께 살므로서 기쁜 부활을 맞기를 빕니다. 안녕히...   

  

 

 

윤정윤에게

 

사람의 생사대권 즉 죽고 살고는 하느님께 달려 있습니다.

하느님 만이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기에 하느님 만이 그 생명을

거두어 가실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물론 죄이고 자기 목숨을 스스로 끊는 자살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에는 자살은 아주 큰 대죄로 인식되어 자살한 사람을 위하여

공적으로 기도를 드리거나 장례미사를 올리는 것을 금해왔습니다.

지금도 이 법규는 살아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근자에 와서는 자살에 대한 해석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누가 심한 심적 고통 혹은 우울증으로 자살에까지 이른다면 이것은 역시

병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어떤이가 누구로 부터도 이해받지 못하고 소외된 상태에서

고독과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여 죽었다면 주위에 무관심과 냉담이 그를 죽인 것이 아닌가 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자살에 대해서도 단순하게 자살이라고 말하기 힘들 경우가 있지요.

그러나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자살한 사람을 위해서 적어도 사적으로는 기도할 수 있습니다. 질문에 대한 충분한 답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안녕히....

 

 

 

박상희,베드로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네.

정의에 관한 이상과 현실 이것은 자네만이 가진 문제가 아니고

모든 사람이 가지고 사는 문제일쎄.

참된 인간의 삶은 언제나 정의를 따르고 정의를 구현해 가야 하는데

우리는 자칫 이를 외면하고 현실과 타협하기가 쉽네.

그러나 우리 주님이 당신의 삶을 통해서 보여 주셨듯이 우리는 언제나

진리와 정의, 사랑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네.

"진리는 반드시 밝혀질 날이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룩될 날이 있다.

그러니 죽더라도 거짓은 없어라"

우리는 우리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이신 도산 선생님의 이 말씀을 깊이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세. 여기에 우리 자신과 민족의 미래가 달려 있네.

안녕히....

 

 

 

젬마와 마론에게

 

보내준 편지 기쁘게 받았다.

2세가 태어났다니 진심으로 축하한다.

거기다 엄마를 닮았는지 아빠를 닮았는지 아무튼 예쁘다니 더욱 좋구나.

이메일로 이 소식을 보냈다지만 내가 요즈음은 이메일을 거의 보지 않는다.

내가 다음 주에는 속초에 간다. 너의 엄마 아빠는 만나게 될 것인데 너의 내외도 만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구나. 주님의 은총속에 내외와 아기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빈다. 안녕....

 

 

 

김보경,로사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다.

새로 부임하신 정민수 신부님이 그렇게 신자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니 기쁘구나. 한가지 걱정은 이미 말한대로 신부님의 건강이다.

로사가 살아온 과거를 돌아보면서 온 힘을 다해 동생을 위해 자기 소망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바쳐 희생하였는데 그것이 그대로 인정받지 못한 것 같은 느낌에서 오는 소외감이랄까 그 쓸쓸한 심경 충분히 이해한다.

이럴때 나도 어떻게 무슨 말로 로사를 위로할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이다.

부모님도 동생도 이것을 결코 잊지않고 계시리라 나는 믿는다.

더구나 주님은 누구보다도 로사의 그 희생적 삶을 잘 알고 계실 것이다.

그러니 로사는 결코 실망하지 말기를 간절히 바란다. 안녕히....

 

 

 

차명희,레지나에게

 

보내준 편지 기쁘게 읽었습니다.

고백성사를 볼 때 떨리는 마음은 자주 성사를 보게 되면 차차 없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고백성사가 얼마나 큰 은혜를 주는 성사일 것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가브리엘과 미카엘 두 아이들도 은총속에 잘 자라기를 바랍니다.

 

****김백겸,가브리엘에게

초등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주님의 사랑속에 열심히 공부하여 훌륭한 인물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 되어다오.

안녕....

 

 

 

최병고,다니엘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습니다.

친한 친구가 안식교로 가고 만 이야기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안식교는 성경의 어떤 부분만을 고집하고 성경 전체를 외면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들면 안식일에 대하여 그러합니다. 그러니 그 친구를 위해서 기도하는 길 밖에 다른 더 좋은 생각은 지금 당장 내게 나지 않습니다. 안녕히....

 

 

 

이선례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습니다.

제기한 문제에 대하여는 나로써도 실정을 모르니 무어라고 조언을 줄 수가

없습니다. 단지 이럴때는 하느님께 기도드리고 본당신부님 혹은 다른 아는 신부님이나 수도자를 찾아가 솔직히 말씀드려서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안녕히...

 

 

 

이정희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습니다.

개신교 계통의 학교임에도 청년성서 모임을 비롯하여 학원 복음화를 위해서 그렇게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모습 참으로 고맙습니다.

나에게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방법론을 물었는데 나는 현재 하고있는 그대로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늘 그렇게 하고 있으리라 믿고 있지만 하느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고 그분께 의탁하고 그분이 힘이 되어 주시도록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약하지만 하느님은 모든 일에 있어서 강하신 분이십니다. 주님의 은총과 축복 가득하기를 빕니다. 안녕....   

 

 

 

김현아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습니다.

편지의 내용에 대한 시원한 답은 나로써도 쉽게 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고백성사가 아니더라도 신부님을 찾아가서 말씀을 다 드리는 것은 분명히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모든 것을 아시고 모든 것을 받아 주시고 모든 것을 용서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기에 이 하느님은 현아의 모든 것도 아시고 모든 것을 받아 주시고 용서하십니다. 이것을 그냥 위로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고 성경에서 오는 진리의 말씀입니다.  그러니 주님께 예수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십시요. 안녕히...

 

 

 

이현승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다.

지난날 네가 제기한 문제에 대하여 시원한 답을 주지 못한 것 미안하다.

그러나 이 할아버지도 반드시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네가 읽은 많은 책들이 너에게 도움도 주었겠지만 의문도 더 크게 하였는지도 모른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 내가 잘 입력된 컴퓨터처럼 답을 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인생의 의미라든지 고통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서

의문을 지니고 살 수 있다. 내가 권할 수 있는 책이 있다면 네가 매일 5분이든지 10분이든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경을 읽으면서 살아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성경도 컴퓨터처럼 답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 문제에 관한한 네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너의 마음을 밝혀주실것이다. 이 말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안녕히...

 

 

 

                                       2000년 3월 12일

                                       혜화동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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