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동성당 게시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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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석 [simon] 쪽지 캡슐

2000-10-20 ㅣ No.1298

장위동 신자여러분...모두들 잘 지내시는지...저도 잘 지냅니다.

여기는 김해옆에 있는 진영이라는 곳입니다.

 

벌써 성지순례를 시작한지 꽤 시간이 흘렀군요...

 

지난번 음악회는 잘 보셨겠지요...저도 너무 보고 싶었는데..

 

성지순례를 하면서 오늘 아주 깊은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왜 지금 성지순례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떠나오기 전에 순례를 준비하면서 신앙을 깊이 하고 싶은 마음과 그리고 나를 돌아보고

싶은 마음으로 출발을 했지만 이제 어느정도 순례를 하고 있는 동안에 뒤를 돌아보니

그런 마음은 간데 없이 사라지고 이상스럽게 오늘은 자꾸 짜증이 났습니다.

 

잠자고 눈을 뜨는 그 시간까지 모두 혼자라는 생각과 내가 그동안 순례를 한 것인가

아니면 성지관광에 머무른 것인가... 이런 고민들이 계속 떠오르면서도 걸음은

성지를 향해있다는 것이 아주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성지(聖地)...사실 그곳에는 묘지와 좀 잘꾸며진 곳을 가야 십자가의길이며 다른 부분을

볼 수 있지요.... 단순히 순교자의 묘라는 것...

 

내가 왜 그것을 찾아가는지... 그곳에 가면 아무도 반기는 사람도 없고 결국 마음만 무거워

져서 돌아서는데...

 

저의 친구가 얘기했던 순교자 분들이 만났던 하느님은 도대체 어떤 분이셨는지 아직도

알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영원히 모를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천주라는 임금을 섬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간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이겨내면서

결국 목숨까지 버리는 그 분들의 신앙이 오늘은 왜 그렇게 샘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몇일을 더 성지라는곳을 찾아 다녀야 할지 모릅니다.

 

피곤하고 외로운 것은 참을 수 있는데 왜라는 질문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네요...

 

얼마 남지 않은 순례기간동안 그 답을 찾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여러분안의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세요...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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