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성당 게시판

주님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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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2-02-19 ㅣ No.1561

 

 

2002, 2, 19 사순 제1주간 화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6,7-15 (주님의 기도)

 

여러분이 기도할 때에는 이방인들처럼 수다를 떨지 마시오. 그들은 많은 말을 해야만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그들을 닮지 마시오. 사실 여러분이 여러분의 아버지께 청하기도 전에 그분은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이렇게 기도하시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소서.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우리가 일용할 빵을 오늘 우리에게 주소서.

그리고 우리가 우리에게 빚진 이들을 용서했듯이

우리의 빚을 용서하소서.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오히려 우리를 악에서 구하소서.

 

사람들에게 그들의 잘못을 용서하면 여러분의 하늘의 아버지께서도 여러분을 용서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여러분의 아버지께서도 여러분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을실 것입니다.

 

 

<묵상>

 

신앙 생활에 있어서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 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참된 기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도가 과연 무엇일까요? ’하느님’과 ’믿음을 가지고 하느님께 다가가는 신앙인’ 사이의 유일한 대화가 아닐까요?

 

상대방에 대한 배려없이 아무 말이나 늘어놓는 것이 참된 대화가 될 수 없듯이, 자신이 바라는 것이나 아픔 등을 넋두리처럼 마구 하느님께 뱉어내는 것이 참된 기도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기도할 때에 이방인들처럼 수다를 떨지 말라고 하시면서 가장 완전한 기도, 참된 기도인 "주님의 기도"를 알려주고 계십니다.

 

우리의 기도가 참된 기도가 되려면 어떠한 지향과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하는지 "주님의 기도"는 알려줍니다. 그것은 "믿음, 희망, 사랑(믿음의 실천), 나눔, 화해, 겸손과 용기"입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기도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어" 모든 이가 아버지께 향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믿음을 가진 사람은 결코 지금의 처지에 안주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완전한 구원과 해방의 날을 희망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믿음과 희망을 가진 사람은 주어진 삶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아가지 않고 지금 살아가는 세상이 주님의 뜻대로 거듭 태어나도록 자신의 삶 안에서 하나 하나씩 구체적인 사랑의 행위를 통해 실천을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지 않고 다른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나눔의 삶을 살아갑니다. 나눔의 삶이란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어 주는 삶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자신에게 주어질 여분의 몫을 챙기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가 일용할 빵을 오늘 우리에게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신앙 생활은 하느님과의 화해, 이웃과의 화해의 삶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가 우리에게 빚진 이들을 용서했듯이 우리의 빚을 용서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무리 올바른 지향을 가지고 있고 이 지향에 따라 살아가려고 노력한다고 해도 인간적인 나약함 때문에 잘못된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러한 우리의 나약함과 인간적인 한계를 겸손하게 고백하고 끝까지 주님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바라면서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오히려 우리를 악에서 구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드리는 최고의 기도는 "삶의 기도"라고 합니다. 누군가가 ’기도’가 무엇인지 물어올 때 자연스럽게 "삶이 곧 기도입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가장 완전한 ’삶의 기도’를 드리는 사람일 것입니다.

 

우리의 하루 하루 모든 생활이 "믿음, 희망, 사랑, 나눔, 화해, 겸손과 용기" 로 채워진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기도로 주님께 봉헌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살아갈 때, 아침에 일어나서 성호를 그으면서 ’오늘 하루의 생활이 당신께 드리는 기도가 되도록 이끌어주십시오’라고 기도하고, 잠자리에 들면서 ’오늘 하루의 생활을 당신께 드리는 기도로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기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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