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성당 게시판

코스모스를 닮고싶은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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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bkkim] 쪽지 캡슐

2000-10-24 ㅣ No.514

코스모스 십삼촉보다 어두운 가슴을 안고 사는 이 꽃을 고사모사(高士慕師)꽃이라 부르기를 청하옵니다 뜻이 높은 선비는 제 스승을 홀로 사모한다는 뜻이오나 함부로 절을 하고 엎드리는 다른 무리와 달리, 이 꽃은 제 뜻을 높이되 익으면 익을수록 머리를 수그리는 꽃이옵니다 눈감고 사는 이 꽃은 여기저기 모여 피기를 꺼려 저 혼자 한구석을 찾아 구석을 비로소 구석다운 분위기로 이루게 하는 고사모사꽃이옵니다 詩.조정권 비가 살살 뿌리는 오후가 어쩐지 조금은 겸손하고 소박하게 지내야 할듯한 분위기입니다. 뭐... 막걸리에 파전 같은 것으로 운치를 더해보겠다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전 갑자기 코스모스가 좋아졌습니다. 꽃가게에서도 살 수 없는 그 가녀린 꽃에 대한 시를 한편 아는 이에게 보냈더니 제가 코스모스를 닮았다고 말해주었거든요. 위의 시는 아니었는데 어찌나 황송하던지... 누가 그렇게 말도 안되는(?! ^^;) 말을 했는지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시겠지만 그 지인의 신변안전을 위해 밝힐 수가 없답니다. 실은 그 친구가 더욱 코스모스와 닮았기에 밝힐 수가 없습니다. 어쨌거나 다시 코스모스에 관한 시를 접하고보니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수그리고 홀로 조용히 사모할 줄 아는 고사모사의 꽃을 닮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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