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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근 [psken] 쪽지 캡슐

2001-12-25 ㅣ No.7715

 

 

 

어떤 사람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 가까이 다가오자 하늘로부터 구원의 밧줄이 내려오기를 간절히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때 그의 주위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구원의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지만, 어쩐지 이 사람에게는 줄 비슷한 어떤 것도 내려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평소에 선행 한번 하지 않을 정도로 인색하고 자기중심적이었으며, 고약한 습성대로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손이 발이 되도록 자꾸만 간청하니까 마침내 가느다랗고 희뿌연한 실오라기 같은 줄이 한가닥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합니다.

 

 

 

글쎄 저게 뭘까?

 

그가 곰곰 생각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과연 그에게도 일생에 딱 한번 선행한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그는 그 실오라기 같은 줄을 붙잡았습니다. 그 실오라기 같은 줄은 "그가 더운 여름날 밭에서 금방 뽑아낸 시원한 무 뿌리를 씹고 있을 때, 지나가는 나그네가 목말라 하면서 그 무를 한 조각만 베물게 해달라고 간청하자, 그 무의 가느다란 수염뿌리 하나를 뽑아서 그 나그네에게 건네주었던 것"의 보상이었던 것입니다.

 

 

 

아뭏든 그는 의기도 양양히 그 가느다란 구원의 줄을 잡고 하늘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발이 땅에서 막 떨어져 공중으로 향하는 순간에 주위에서 그의 친구들이 우루룩 몰려와서, "같이 가자!" 하면서 그의 발과 다리를 붙잡았습니다. 매달린 사람은 무려 5-6명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그 줄은 아슬아슬하게도 끊어지지 않고 그들 모두를 태워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그때 갑자기 땅 밑을 내려다보고 불안을 느낀 ’무 수염 한가닥’을 선물했던 주인공이 잘못하다가는 줄이 끊어질 것 같아서 자기의 발에 매달린 친구들을 떨쳐버리려고 엉덩이를 살짝 흔들었습니다. 그순간 그 구원의 줄은 똑하고 끊어졌고, 그 줄에 매달린 사람들은 모두 땅으로 곤두박질 치고 말았습니다. 기절일보 직전의 그들 앞에 갑자기 찬란한 천국의 관문이 나타났고 그 관문 앞에는 커다란 글씨로 쓴 플랭카드가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뭐라고 써 있느냐고요?

 

 

 

"단독입장 불가, 단체입장 적극 환영!"

 

 

 

공동체가 드리는 기도를 하느님께서 즐겨 들으시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서로가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하여 아껴주고 걱정해주고 관심을 보여주고 사랑을 주는 이타적인 마음을 바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랑이 많으신 치유의 하느님,

 

저희 공동체를 당신 앞에 봉헌합니다.

 

 

 

이곳에서 제가 알게 모르게 지었던 많은 잘못을 기억나게 하시고

 

진심으로 통회하도록 저를 깨우쳐주소서.

 

 

 

저로 인해 상처를 받았던 많은 형제자매를 기억하시고,

 

그들에게 주님의 치유를 허락하소서.

 

 

 

또한 이 공동체에 더욱 열심히 참여할 수 있도록

 

그 형제자매들에게 진정한 용기와 희망을 주시고,

 

 

 

일상의 삶에서 꼭 필요한 물질적 축복도 아울러 허락하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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