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동성당 게시판

[멋진 배낭여행-1]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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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대 [changjhon] 쪽지 캡슐

1999-10-22 ㅣ No.1035

 

    

 ◎세계인과 대화하는 배낭여행 1회 {태국편-1}

 

 -The more you talk, the more you learn.-

 (얘기를 많이 해 줄수록, 배우는 게 많다.)

 

여전히 아름답고 신비스런 이 둥근 세상은 곳곳에서 새로운 만남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놀라운 경험(經驗)과 신선한 충격(衝擊)을 직접 체험케하는 오묘(奧妙)한 마력을 발견케 한다. 이 둥글둥글한 지구촌은 나의 가슴 속 깊은 곳에 오래도록 묻어 두고 싶은, 멋진 추억(追憶)들을 만들 수 있는 자료들이 무궁무진(無窮無盡)하기 때문이다.

 

♡♡♡

My heart leaps up(뛰다)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My heart leaps up when I think of going abroad,(해외로 나가는)

So was it when my first backpacking began,(나의 첫 배낭여행도)

So is it now I am a grown-up person,(성인)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er and older,(늙어진 뒤에도)

Or let me die!    ♡♡♡                  <Jack Chang>

   

미지(未知)의 세계로 떠난다는 것은 항상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일곱 가지 빛의 예쁜 줄무늬를 뽐내는 무지개를 볼 때, 마냥 기뻐하며 거짓 없는 감정으로 자연과 함께 뛰놀던 그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게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직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큰 행복이자 은혜(恩惠)가 아닐 수 없다. 진정한 꿈과 희망을 간직한 자에게는 비록 그것이 늦을지라도 반드시 지불되는 대가(對價)이기에 더 값진 것이 아니겠는가?

 

I think that life is sweet, all sweet things. If I would choose one of them I would probably pick up going abroad.(아마 해외여행을 선택하리라) The reason is that the most beautiful thing I can experience is  the mysterious events(신비한 일들) in the global village. It is the happiness of my life to see and feel the beauty of nature as well as(뿐만 아니라) to meet people from all of the world and talk with them. Talking with the world friends during my travelling abroad makes me feel more meaningful and interesting than no talking but just moving around.(대화없이 그냥 돌아다니는 것 보다)

   

며칠 앞 둔 연말(年末)과 함께 강추위가 온다는 기상 예보는 내 마음을 더 빨기 열대지방으로 달리게 했다. 준비해 둔 배낭을 가볍게 둘러매고 집을 나섰다. 공항으로 달리는 버스는 마치 시샘이라도 하듯, 이미 하늘 위를 날고 있는 내마음과는 아랑곳없이 비실비실 기는가 하면, 신호등마다 어김없이 멈추고, 꼭 파란 불이 켜져야 마지못해서 "이이-잉" 하면서 기어가는 듯한 고놈의 고약한 심통(心統)이 어찌나 얄미운지 혼났다.

 

공항에서 보딩패스를 받는데 바로 내 앞에 섰던 한 여대생에게 딱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왜냐면 편도(片道) 티켓만 끊었기 때문인데, 왕복 티켓을 구입하지 않은 사람은 태국공항에서 입국 거절을 당하는 일이 최근에 빈번하므로 무작정 출국시키는 게 곤란하다는 항공사 직원의 설명 때문이었다.

 

뜻밖의 일로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던 그 여학생은 훨씬한 키에 안경을 썼고, 서글서글한 말투에 자기 몸집만큼이나 큰 배낭을 - 두 달치 살림살이래 -  업고 있는 꽤 야무지고 세련돼 보이는 학생이었다. 그런데 그 학생은 출발 시점에서부터 절망감(絶望感)을 맛보게 된 것이다. 사실 태국과는 비자면제 협정국이므로 별 문제가 없었는데 말이다. 하긴 입국 여부의 최종 판결은 공항의 이민국 관리의 판단에 좌우되지만, 어쨌든 보딩패스를 받기 위해선, 그 항공사 직원에게 만약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신이 감수(甘受)하겠다는 약속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예서 물러설 순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이는가 쉽더니, 얼른 되돌아서자마자 나에게 부탁하기를 만약 입국 거절을 당할 경우, 자신을 좀 도와 달라는 거의 일방적인 기습적(奇襲的) 요청을 한 것이다. 나는 생각의 겨눌도 없이 OK해 버렸다. 이런 경험이 없기는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학생의 애절한 요청을 그냥 외면할 순 없는 일 아닌가. 왜냐면 처음으로 시도하는 해외배낭여행에 대한 마냥 부푼 꿈들이 상처받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 때문이었다. 사실 학생증과 충분한 여비만 있으면 별 문제가 안됨에도 불구하고, 그 공항 직원이 사실적 상황을 바탕으로 겁주는 말이니 어떻게 무시할 수 있겠는가.

 

하여튼, 어쩌다 보니 내가 더 심각해져 버렸다. 완전히 본말(本末)이 전도(顚倒)된 셈이다.  하긴 그래, 나야 뭐 고생(?)을 사서하는 사람이니 팔자에도 없는 걱정인들 마다할 수 있겠는가.

 

그래 젊어 고생은 다이아몬드라 하지 않던가. 그도 그럴 것이 떳떳하게 공개할 수 있는 이색적인 체험은 훗날 두고두고 되새겨 볼 자신만의 소중한 추억담(追憶談)이 될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 줄 재미있고 유용한 얘깃거리도 되기 때문이다. 즉, 자신이 체험한 젊어서의 고생(경험)은 그 성격에 따라 그리고 자신의 능력에 따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만의 지적 자산이 되는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돈 벌었다고 자랑하는 이들이 거의 없는 걸 보면 젊어 고생(이색체험)이 더욱 상대적 비교가 된다. 부자가 됐다는 것이 떳떳치 못해 그럴까? 뭐, 설령 부끄러울 게 없다 손쳐도 별로 달갑게들 들어주지 않는 걸 보면 그만한 일에 생의 대부분을 바칠 만한 가치가 없는 건 확실한 것 같다. 따라서 가지 않는 길을 가고자 하는 나의 선택은 결국 현명한 것으로 귀결되리라 믿게 된다는 것이다.

 

문명의 이기(利器)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포장된, 하늘을 나는 거구(巨軀), 점보기는 400 여명의 승객들을 가슴에 껴안았다. 잠간의 준비운동을 하고 헛기침을 길게 하는가 쉽더니, 순식간에 땅을 박차고 하늘로 껑충 뛰어 올랐다. 어느새 고도 30,000피트를 유지하며, 마치 구름에 달 가듯이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다. 기내 스크린에는 국내에서도 상영되었던 ’Far and Away’ 가 이미 시작되었고 곧이어 기내 식사가 뒤따랐다.

 

해외배낭여행 중 놓칠 수 없는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바로, 한 잔의 맥주를 곁들인, 맛있는 식사를 즐기는 것이다. 경제력이 변변치 못한 배낭여행자의 영양 실태를 보충시키는 절호의 찬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식사 후 느긋한 몸과 마음으로 영화도 감상하고, 지긋이 눈을 감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마냥 들떠 있는 행복한 순간으로 이어지는 게 보통이다. 근데 이번엔 상황(狀況)이 완전히 달라졌으니.... 오호, 통재(嗚呼, 通哉)라! 이번엔 심기가 편치 못 하도다. 어찌하면 좋을꼬.

 

당사자는 얼마나 불안해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 몇 사람 건너편에 앉아 있던 그 학생을 힐끔 보았더니 나의 예상은 사정없이 빗나갔다. 아니 저렇게 태평스러울 수가, 피곤함도 있었겠지만 하여튼 대단해, 꿈나라에서 천사(天使)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 하니 말이야. 참, 불공평하다. 괜히 나만 애태우고 있으니 말이다. 아직 이름도 모르는 그 용감한 학생에 대한 잡다한 생각들을 하다 보니, 어느새 착륙 준비를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동시에 다소 요란스럽던 점보기의 엔진 소음도 뚜~욱 그쳤다. 마치 뽀하얀 솜틀 구름 위에 사뿐히 내려앉는 황홀감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자연의 힘과 과학의 힘이 보여주는 또 하나의 위대한 걸작품(傑作品)을 보는 순간이기도 하다.

 

트랩을 나서며 외부에 노출되는 순간, 제일 먼저 나를 반기는 것은 섭씨 27 도나 되는 열대권의 무더운 공기였다. 와, 정말 실감난다. 불과 5 시간 전만 해도, 두터운 털옷을 입고도 추워서 몸을 움츠리고 있었는데 말이다. 입국 심사대의 긴 줄을 서 있는 동안 세면실로 가 여름 티와 반바지로 갈아입었더니 한결 시원했다. 참, 간사스러운 것이 인간이라 하더니, 원...

 

이곳이 동서양을 교차하는 항공기들의 휴식터이자 배낭 여행자들의 천국임을 증명이나 하듯이, 돈무앙 국제공항에는 마치 서양에 온 듯한 착각을 줄만큼, 많은 서양인, 특히 젊은이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그들의 자유분방한 옷차림과 혈기방장(血氣方長)한  열기는 싱싱한 젊음의 상징, 바로 그 자체였다.

   

드디어 바로 내 앞에 선 그 학생의 입국심사 차례다. 불안해하지 말고 침착한 태도를 보이라고 당부야 했지만, 뭔가 찜찜한 기분이 나를 놓아주질 않았다. 딱딱한 표정으로 여권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그 직원의 눈동자를 주시하는 동안 내 가슴은 쿵덕쿵덕 아니 쿵쾅쿵쾅 마구 뛰고 있었다. 2~3분 정도가 왜 그렇게도 길던지, 다행히도 별 까다로운 질문 없이 컴퓨터만 한참 두들겨 대더니 입국을 허가한다는 스탬프 도장을 팍팍 기분 좋게 찍어 주지 않는가.

 

마치 그 직원은 우리의 아니 나의 노심초사(勞心焦思)를 읽고, 뭔가 찡하는 감동을 받은 나머지, 큰 선심이라도 쓴 듯 했다. "아 ~ 휴!" 이제 살았다. 마치 큰 죄를 지은 사람이 몰래 어디론가 빠져나갈 때 느끼는 불안감, 긴장감, 초조감 등 뭐 그런 게 아닐까 싶었다. 그야말로 스트레스를 왕창 받는, 효과 99%를 보장할 만한 살 빼기, 아니 사람 말리기 운동과 다름없는 순간이었다.

 

제 1 막은 결국 부질없는 잡념의 소용돌이 속에서 헤매다 싱겁게 너무나 싱겁게 막을 내린 셈이다. 한 판 승부를 걸고 링에 오른 선수가 상대방의 기권으로 부전승(不戰勝)을 할 때의 그런 맥빠진 기분이 아닐 수 없었다.

 

Cf: The history of the geographical area of Thailand(태국의 지리학적) now reaches far back into old antiquity.(먼 옛날로) According to a world-renowned scholar(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 Paul Benedict, it was found that modern linguistic theory together with recent archaeological finds in Thailand,(태국에서 발견된 고고학적 자료와 더불어 현대 언어학은)  enable us to understand more about Thailand.

 

**태국은 우리가 위기에 놓였을 때 그들의 고귀(高貴)한 생명(生命)까지 희생(犧牲)하며 우리를 도와 준 6.25 참전 16개국 가운데 하나입니다. 결코 잊어선 안 될 고마운 나라입니다.**                      

 

▶감사합니다.       <태국편 2회 계속>        - 장 정 대 -      

 

▶E-mail to: jackchang7@yahoo.com         ◎All rights reserved.                                 

◆인생은 체험을 통해서 성장해 간다. 체험을 통한 이야기와 체험을 거치지 않은 이야기는 가슴을 울리는 감동의 정도가 아주 다르다. 체험을 통해서 얻은 진리야말로 가장 뿌리가 깊고 또 확실한 신념의 토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참으로 슬기로운 사람은 나의 체험뿐만이 아니라 시공을 넘어선 남의 체험까지를 나의 것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실력을 길러 나가야 하는 것이다.

 

              <柳達永의 體驗의 眞理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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