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2동성당 게시판

공모:아버지의 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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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옥 [yonok207] 쪽지 캡슐

2000-10-20 ㅣ No.607

’기쁠때나 슬플때나 우리 곁에 계시는 성모 마리아여.

 묵주의 기도 드릴때에 나를 위로 하시며 빛을 밝혀 주시니

 모든 걱정 사라지고 희망 솟아 오르네.

 항상 도와주옵소서. 인자하신 어머니.’

 

   다니엘과 대건안드레아를 재우면서 이 성가를 불러주면,

아이들은 의례히 자장가로 생각을 하면서 편안히 금방 잠이 든다.

대건안드레아는 꿈나라에서 아기예수님을 만날거라며 소록소록 잠이 들었다.

 

  부모님이 열심한 천주교 신자인 덕분에,

난 모태신앙으로 하느님을 만날수 있었고,

부모님은 6남매인 우리 자녀들에게 ’신앙’을 심어주시고자

성당 밑에 우리 집 터를 잡으시고,

어렸을때부터 평일미사 및 주일미사를 데리고 다니셨다.

그리고 집에서는 항상 두꺼운 성서책을 보시는 모습과,

기도상 앞에서 가족이 같이 기도할 수 있도록 ’아침기도’ 및 ’저녁

기도’를 하셨고,

’연도하는 법’ 및 ’묵주기도 하는 법’을 손수 다 가르쳐 주셨다.

 

지금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부모님의 손에는 항상 묵주가 들려 있었고

어쩌다 새벽에 잠이 깨어 보면,

기도상의 희미한 촛불 앞에서 성모님께 묵주의 기도를 바치고 계셨다.

그리고 우리 6남매에게도 항상 묵주의 기도를 하라고 이르시며

기도할 시간이 정 없다면, 대학교에 가는 시간에 또는 회사에 출근하면서라도 묵주의 기도를 단 한단이라도 정성껏 바치라고 하셨다.

 

이렇게 열심히 신앙교육을 받은 우리 형제들은 모두 바르게 자라났고

학교에서도 장학생으로 공부를 하여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렸다.

어린시절, ’공부해라’ 라는 부모님의 말씀은 들어본적은 없지만

어쩌다 주일미사에 빠졌을때는 종아리를 맞았던 기억이 새롭다.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묵주를 가슴에 꼭 안고 평온하게 가신 모습이었다. 가족과 함께 묵주의 기도를 바치시면서 아버지께서

그토록 바라시던 부활대축제 기간에 하늘나라로 가셨다.

 

이제 나도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내 부모님이 나에게 ’신앙’을 물려 주신것처럼,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하느님을 알고 성모님을 알게 해주고 싶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홀로 설 수 있을때까지, 열심히 기도를 해 줄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기도는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아이들에게 모두 간다고 한 어느 자매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이제 큰애가 35개월, 둘째애가 11개월로 어린 아기들이지만

모두 유아세례를 시키며 선물로 묵주를 사 주었다.

대건안드레아는 노란색 묵주를, 다니엘은 하얀색 묵주를 사 주고

기도상 앞에서 기도할 때는 묵주를 손에 들게 하고 했더니

요즘은 기도할 때 대건안드레아가 가족 모두에게 각자 묵주를 찾아

쥐어 주며 기도를 한다.

 

천사처럼 잠든 두 아기들을 바라보니, 다니엘을 임신했을때 대건안드레아를 데리고 레지오 활동 하던 일과

일주일에 한번씩 동네에서 다락방 기도 하던 일,

또 ’태교’에는 ’기도’가 가장 좋다는, 한의학을 전공한 동생의 조언을 따라, 새벽미사 참례를 위해 성당에 오고 가면서 묵주기도를 하던일이 생각난다.

작년11월 다니엘을 낳기까지,

성모님께 묵주기도와 레지오 단원으로서 활동을 열심히 하며

생활해서인지 아이들이 일반 자장가보다

더 성모님 성가를 좋아하고 잠이 잘 드는것을 보면

성모님은 항상 따뜻하게 우리를 지켜 주시고 보호해 주심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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