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성당 게시판

된장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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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준 [lbj9] 쪽지 캡슐

2000-10-05 ㅣ No.3069

언젠가 후배들과 야유회를 간 적이 있습니다.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점심때가 되어 제가 밥을 짓게 되었는데 제 딴 에는 음식을 맛있게 해보려고 온갖 정성을 다했습니다. 물을 알맞게 하고 불을 잘 조절해서 밥을 짓고, 그다음은 된장찌개를 만들기 시작했지요. 먼저 낮은 불로 굵은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국물을 우려내서는 된장을 풀고 두부와 야채를 넣고 적당히 끓여서 싱겁거나 짜지 않도록 조심스레 간을 맞추었는데 그사이를 못참고 몇몇사람들은 국물을 떠먹어 보고는 구수하고 맛이 기가 막히게 잘되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식사준비가 다되어 둘러앉아 김치와 밑반찬도 꺼내고 밥을 퍼서 찌개를 뜨려는 순간 한사람이 얼른 떠먹어보더니 맹탕이네? 하면서 옆에 있는 소금을 큰 술로 가득 떠서는 찌개에 털어넣고 말았습니다. 저는 어안이 벙벙해서 말도 못하는 동안에 모두들 한술씩 떠먹어 보고는 난리들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찌개냐? 소태지" 너나 다 쳐먹어라! 하고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도 없이 볼이 터져라

꾸역꾸역 밥만 입에 넣는 사람도 있고 그모습들을 가만히 살펴보니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고 얼굴까지 일그러져 잔득 화가 난듯하고 밥을 먹으면서도 가끔씩 소금을 넣은 후배를 째려보기까지 했습니다. 즐거워야할 식사시간이 한순간에 질시와 원망의

시간으로 바뀌었고 배가 고프기는 했지만 그 틈에 끼어 도저히 밥을 먹을수가 없었습니다.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려는데 후배 하나가 "어디 가세요? 식사 안하시고" 하고 물었습니다. 저는 "응 속이 좀 안좋아서" 라고 대답하고는 자리를 피했지요. 그러나 그때 제가 배가 아파 밥을 안먹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것 같습니다. {잔잔해진 물위에 자꾸 돌을 던져 어쩌자는 것인지요.}

 

3007에 관하여는

그 의도가 의심스럽습니다. 진정 본당과 젊은이들을 생각해서 그러시는 것인지. 그 연세에 주임신부 직을 네군데 밖에 못하셨다고 하셨는데 그럼 큰신부님께서는 그동안 무엇을 하셨나요? 자매 님 말씀대로라면 교구에서 우리본당으로 자질도 못되시는 신부님을 보내셨다는 말입니까? 차마 입으로 말 못하는것들이 있다고 하셨는데 기왕이면 알려주시지요.

사람으로써 신자로써 할말이 있고 못할말이 있습니다. 선량한 사람들에게 해가되는 말은 자제 하시는것이 좋을듯 합니다. 제가 아는 우리 신부님은 교수신부님 이십니다. 가톨릭 신학교에서 현직 신부님들을 가르치신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사적인 감정을 가지고 젊은이들을 꽤나 생각하시는것 처럼 말씀하시며 그런식으로 매도하면 되겠습니까?   사탄은 항상 우리주위에 있고, 생각과 판단을 잘못하면

내 스스로가 사탄이 될 수 있지요, 그것도 양의 탈을 쓰고 젊잖게,

다들 입을 다물고 있을 뿐입니다, 저처럼 교만한 사람이나 참지 못하고 떠들어 대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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