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대림 제1주일

인쇄

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0-12-02 ㅣ No.460

대림 제1주일 (다해. 2000. 12. 3)

                                            제1독서 : 예레 33, 14 ∼ 16

                                            제2독서 : 1데살 3, 12 ∼ 4, 2

                                            복   음 : 루가 21, 25∼28. 34∼36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지난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대림 제1주일입니다.  교회의 전례력으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첫 날입니다.

대림시기는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때입니다.  예수님께서 오심으로 이 세상에 하느님의 나라가 시작되었고, 영광에 쌓여 그분이 다시 오심으로 그 시작된 하느님 나라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대림시기는 예수님의 탄생과 재림을 통해 완성되는 하느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때입니다.  기다리는 이의 모습, 자세는 어떠하여야 할까 생각해 봅니다.

  "애늙은이라 불리는 개구리가 있었습니다.  어제의 후회에, 오늘의 답답함에, 내일의 불안에 늘 전전긍긍하는 개구리였습니다.  오늘도 개구리는 생각에 복잡한 머리를 안고 연못을 헤엄쳐가다가 헛눈 팔고 오는 다른 개구리와 '꽝'머리를 부딪쳤습니다.  '너는 눈도 없니? 개골개골.'  '아쭈, 누가 할 소리를 하는 거야! 개골개골.'  두 마리의 개구리는 논두렁 위로 올라가서도 계속 다투었습니다.  '사실 나는 어제 청개구리한테 욕먹은 것을 되새김질하다가 널 못 본 거야.'  '나는 내일 사람들이 김 매러 오면 어디로 도망가나, 그 궁리하느라고 널 못 보았지.'  두 마리의 개구리가 마침내 화해를 할 무렵이었습니다.  풀숲에 숨어 있던 뱀 두 마리가 쏜살같이 나타나서 개구리 둘을 삼켜버렸습니다.  미루나무 가지에 앉아서 이를 지켜보던 어미 참새가 아기 참새한테 말했습니다.  '어제는 이미 죽어버린 것이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은 것인데 거기에 매였다가 오늘을 통째로 빼앗기는 개구리들이구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흥청대며 먹고 마시는 일과 쓸데없는 세상 걱정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먹고 마시는 데 정신을 쓰고 흥청거리는 생활을 살아가면 끝내 새로 시작하는 결정적인 변화에 대하여 무감각해집니다.  변화의 껍질만 쓰고 있을 뿐, 속은 그대로입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른 변화가 전부인 것으로 착각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이러한 삶은 변화하기를 두려워하는 우리를 그 자리에 주져 앉아버리게 합니다.  그러면서도 과거의 추억에 얽매여 있으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만을 갖고 있어 현재의 생활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합니다.

  대림은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기다린다는 것이 단순히 멍하니 저 먼 하늘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반성하여 잘못은 회개하고 죄의 사슬을 끊어버리고 기다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에 충실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충실한 삶은 바로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께서는 제2독서에서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기를 간곡히 권고하고 계십니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으로서 떳떳이 나설 수 있게 되라고 하십니다.

 

  사람들은 늘 크고 작은 걱정들을 끊임없이 하며 살아갑니다.  앞일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데는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겠지만, 너무 많은 걱정거리는 마음을 어지럽게 만듭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근심, 걱정, 고민을 모두 예수님께 맡기고 마음을 모아 주님을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늘 깨어 기도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의 마음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미사를 시작하면서 참회예식을 통하여 "쇄신과 화해"라는 우리의 과거에 대한 반성을 하였습니다.  다시는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교회를 이루고 있는 우리 자신을 늘 돌아보고 정의와 사랑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반성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사랑의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생활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다시 오시는 예수님을 올바르고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면서 대림시기를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77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