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평신도의 날 미참석 사유 (너무나 송구한 마음으로... )

인쇄

이상경 [lsk55] 쪽지 캡슐

2003-11-17 ㅣ No.5545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산성당

송구한 마음으로...

 

 

우리 본당 평신도의 날 행사에 참석치도 못한 짜가표 구역장이라서 사실 부끄럽기 이를데 없습니다. 이렇게 부끄럽지만 변명이라도 하지 않으면, 우선 양심에 걸리고 오해가 따를 것 같아서...  

흑~흑~흑~

11월 15일(토) 오후에 저는 모교의 졸업 30주년 행사장에 참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행사장은 강원도 강릉의 그 유명한 정동진 썬그루즈 호텔이었습니다. 하필이면 왜? 고교졸업 30주년 행사가 우리 평신도의 날과 겹쳐서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고교졸업 30주년 행사가 열리는 정동진의 썬크르즈 호텔 전경입니다.


백발이 성성하신 학창시절 우리들을 가르치셨던 은사님 스물다섯분과 재학시절 동기생 부부 약 200여명이 모였습니다. 홍안의 소년들이 그 모진 세상풍파를 견디고 이제 지천명에 이르는 나이가 되어서야 그리운 학창시절의 친구들과 어쩌면 세속에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뜻깊은 해후(邂逅)의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그날이 우리 본당에서 평신도의 날 행사가 개최되는 걸 뻔히 알지만, 저는 이 자리에는 참석해야만 했습니다.

 


 

 

재학시절 학생회 대표로서 “은사님 소개와 초대의 인사”는 제가 맡았습니다.


30여년전 고교재학당시의 은사님 스물다섯분에 대하여 한분 한분 당시 선생님들의 별칭을 있는 그대로 소개하여 웃음바다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위 사진은 고교학창시절 식품공학과 우리반을 담당하셨던 담임(심대옥 前 원주공고교장) 선생님과 식품가공학을 가르치셨던 김학래(前 모교교장) 선생님 그리고 유기화학, 미생물 등 과목을 담당하셨던 김남균(前 원조공고 교감) 선생님을 모시고, 반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단체 사진을 찍은 것입니다.

 

 



 


고교졸업 30주년 행사장에 참가한 상기 農心居士 夫婦입니다.



평신도의 날 행사를 맞아 함께하지 못하여 우리 용문구역 식구들에게 죄송한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특히 저를 대신하여 꽁치구이를 아주 잘 준비해주신 前구역장 이상군 요셉 형과 또한 장관석 가브리엘 구역장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꽁치타는 연기에 눈물까지 흘리면서 열심히 봉사해 주신 황청일 프란체스코 형님과 또 황근호 바오로 형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모교졸업 30주년 행사 후에 뒷 풀이로 날밤을 꼬박 세운 상태였지만, 익일 아침 마나님이 하도 주일 미사는 빼먹어서는 안된다고 빡빡 우겨서 그 성화에 견디지 못해 단체 숙소에서 살짝 빠져나와 아침 9미사를 하곤 다시 경포대에 모여있는 일행의 숙소로돌아가 해장국을 안주로 해장술을 한잔씩 돌리며 해단식을 하였지요.

 

 

 

 

 

좌로부터 용문검객(농심거사), 동우대사(김동우 사도요한), 옥배대인(김옥배 베드로) 입니다.


귀경 길에 혹 평신도의 날 행사에 꽁치가 부족할지도 몰라서 市場에서 양미리와 또 약간의 안주꺼리를 준비하곤 오전 11시에 대관령을 넘어 엄청 악세리다를 밟으면서 영동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잘하면, 끝마무리 시간 쯔음에는 삐쭉 뒤늦게나마 얼굴도장이라도 찍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였습니다.

허나 휴일날 귀경 길에 엄청나게 밀리는 차량으로 인하여 오후 4시가 지나서 겨우 용산 성당에 도착은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본당 뜰은 그저 낙엽만 뒹굴고 있었습니다.

양인수 라파엘 형님은 무조건 기달린다고 해 놓으시곤, 흑~흑~흑~ 너무나 슬펐습니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야심한 밤이라도 성당 옥상에서 양미리라도 구어 먹고 싶었습니다.

 


 

 

지난밤에 30여년만에 만난 전국각지에서 모인 동기생들과 날 밤을 세운터라 집에 오자마자 그냥 푹~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모두 용서해 주시옵소서!

피로가 누적되었지만, 날라리 구역장이라도 이날 만큼은 정말 꼬옥 눈도장 만큼은 찍으려 했었습니다. 지금도 마음이 많이 아프기만 합니다.  - 끝 -


2003년 11월 17일

용문동 구역장 李 相卿 가브리엘 드림

 

 

 

 



20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