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6월 14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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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6-14 ㅣ No.96

6월 13일(일)

        천막들은 무더위을 이기려고 안간힘을 쓰고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늘과 나무들이 있다는 데서 그 위안을 찾는 듯 하다. 천막을   

      옮긴지도 벌써 2주가 된다. 그동안 서로 조심하면서 그런데로 서로 불편하지만 지내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산책들을 하며 지내고, 아침이면 비를들고 천막주변을 청소하고,

      격려차 다녀가는 사람들이 오가는 정도다.

09:00 - 엑셀승용차 한대가 성당마당에 주차되어 있다.

      주일에는 신자들이 많아 신자들도 성당마당에는 주차를 하지 않는다. 이리저리 차주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차량번호를 보니 경기차량이었다. 분명 푸른학교를 격려차

      방문한 차량같았다. 물어보니 아니라고 한다. 청년들과 함께 밀어 한곳으로 주차시켜

      놓고 기다리기로 하였다. 그러나 끝내 차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꼭 문제를 야기한다. 장애우를 태운 차들도 장애우를 내려놓고는 회차를 하는데 어찌

      누구의 차길래 주차를 하느냐고 짜증을 내기 때문이다.

 

18:00 - 한국노총 소속 전국직장의료조합 2,000여명이 거리집회를 마치고 정리집회를 위해

      명동언덕에 가득찼다. 양쪽 계단 공사로 인해 차도에 줄지어 앉았다. 미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신도들과 18:00 미사참례를 위해 언덕을 올라오는 신자들과 노조원들이 엉기

      고 있다. 차량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16:00부터는 마당에 주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때의 소란도 지나가고 40여분간의 집회를 마치고 노조원들이 해산했다.

      너무도 조용하다. 그러나 해산하고 남은 것은 쓰레기 뿐이다.

        한국노총 지도부를 찾았으나 이미 떠난 후였다. 그래도 지도부 소속 한명을 만나

      너무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다음부터는 꼭 질서를 유지하고 쓰레기들을 치우겠다고

      말한다. 그동안 민노총의 집회만 있어서 그들과는 잘 이야기가 되고 질서유지도

      그런대로 잘 되고 있었는데..... 하기 그들도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 얼마나 많이

      실갱이를 벌였는가? 차츰 좋아지겠지...........

        한국노총 전국직장의료조합이 정리집회를 하는 동안 푸른학교에서는 유인물을 만들어

      나누어 주고 있다.

        (유인물은 첨부참조)

 

6월 14일(월)

10:00 - 어제의 그 엑셀승용차가 여전히 그자리에 있다. 토요일부터 있었다는 것이다.

      폐차를 시킨 것일까? 차안을 조사해 보았다. 스크렙이 되어있는 있는 화일을 펼치니

      북한 어린이들의 실상에 대한 자료와 점심을 굶는 아이들의 실태에 대한 자료들이

      들어 있었다. 그렇다면 분명 푸른학교와 관련된 차량임이 분명한데...어째서???

      안내실 직원에게 한번더 푸른학교 관계자들에게 물어보고 아니라고 하면 견인시키라

      했다. 잠시 후 아니라고 했던 푸른학교 관계자 한명이 견인시키겠다고 하자 연관된

      사람의 차량이라고 한다. 왜 그런...더구나 어린이들을 위해 노력한다는 사람들이...

 

13:00 - 민노총의 기자회견이다.(기자회견문 첨부참조)

      언제부터인가 명동성당이 상설 기자회견 장소로 변했다. 전에야 노조집행부가 이곳에

      천막을 치고 있었으니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노조사무실도 있고,

      집행부도 여기 없는데 꼭 여기서 기자회견이다. 그렇다고 한번도 기자회견을 하겠으니

      양해를 바란다고 한적도 없다.

        명동성당은 100년이 넘었다. 그래서 성당의 벽돌들이 부식이되 부슬부슬 떨어져

      나간다. 제일 부식이 심해 손상이 제일 많은 아치형 아래서 기자회견을 하려한다.

      그러나 다치기라도하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또 무엇인가를 설치한다.

      전에 지하철 노조원들이 천막을 친 그 장소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몇이서 차량을 움직이려 한다. 대외협력국장을 급히 불렀다.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고

      묻자, 단식농성에 돌입하기 위해 준비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여러번 이야기 했는데..

      오늘 저녁부터 그곳에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로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도 나도 서로의 사정을 너무도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숨소리만 오간다.

        여러가지 협조사항들을 내놓는다.

      토요일 혼배미사와 주일미사에 절대 방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공사에 방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단식농성의 목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지 않느냐?

      그러니 오히려 노조사무실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지만 그것까지 감수하더라도

      이곳에서 해야하겠단다. 휴~~~~~~~~~~~~~~~~~~~~~~

        단식농성장이 만들어지고 천막도 한동이 들어섰다.

      내일이면 또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또 최선을 다해 불상사들이 일어

      나지않도록 뛰어야 한다.

 

        하느님!

      제게 다시 또 힘을 주세요.

첨부파일: 민 6-12.txt(4K), 푸른학교-1.txt(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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