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감자탕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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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칠 [mpark] 쪽지 캡슐

2003-06-19 ㅣ No.3793

어제는 성당으로 출근(?)하지 않고

도봉산 등산으로

한나절을 보냈습니다.

 

도봉산 입구에 있는

어떤 감자탕 집

맛이 괜찮다고 해서

그 맛을 확인하기 위해 나선 길이었습니다.  

 

그래도 산이 눈 앞에 있으니

산은 올라야 할 터.

 

폼에 살고 폼에 죽으니

멋지게

프로 산악인 못지 않게 차려 입고

오를만치 오르고

하산해서

 

유명하다던 감자탕 집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맛은 별로였습니다.

고기는 억새고

야채는 별로 없고

국물 맛은 깊이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소개한 사람들이

함께 자리하셨기에

별 투정도 못하고

한 끼는 그런대로 때웠습니다.

 

그리고 저녁

남성 구역 총무님 안 정철 베드로 형제님 댁

축성이 있었습니다.

새롭게 집을 장만하신 안 또깡님 화이팅!

 

함께 기도를 하고

성수를 여기 저기 뿌리고

식사를 위해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

그런데 식탁 위에 올라 있는 것은

어떤 음식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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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여러분,

오호통재라!

다름 아닌

감자탕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안 또깡님께서

음식 걱정을 하시길래

제가 훈수를 두었습니다.

 

비싼 음식 차리지 말고

수락산에 괜찮은 감자탕 집이 있으니

그것으로 해 보자고.

저녁에 감자탕에 소주 한 잔

얼마나 소박한 축성 식사입니까?

 

그런데

제 아이디어의 최대의 피해자가

바로 제가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감자탕 훈수는 오래 전 이야기라

저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설마 저녁에 감자탕이 나오리라고는

진짜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감자탕으로 시작해서

감자탕으로 끝난 날

 

앞으로 한 동안

감자탕 먹을 일은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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