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백약이 무효..아고라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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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 [andrea1] 쪽지 캡슐

2008-10-28 ㅣ No.8694

큰일입니다......

백약이 무효다.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처방약을 시장은 믿고 삼키지도 못하고 조금 삼킨 것마저 제대로 소화하지도 못하고 있다. 결국 유일한 문제는 신뢰가 없다는 것이다. 없어진 지도 벌써 오래 전이다. 여름 이전에 강만수 장관에 대한 신뢰는 한없이 추락했었고 그가 사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드높았다. 그런데 오직 이명박 대통령의 개인적 탐욕이 빚어낸 집착에 의해 강만수 장관 진퇴의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결국 우리 경제는 믿을 수 없는 리더를 그대로 둔 채 위기의 한복판에 놓이고 말았다.

 

지금 세계는 경제 선진국부터 후진국까지 모두 앞다투어 서로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끝없는 암투를 벌이고 있는 듯이 보인다. 금융위기의 시작은 미국이었으나 지금은 세계적 위기로 파급되었다. 주인이 파산하면 핍박받던 하인이 잠시 웃다가 자신의 생계마저 걱정해야할 순간이 닥치는 것처럼 세계 대부분의 국가 경제는 미국과 깊이 연관되어 있음이 이번 사태를 통하여 분명히 드러났다. 미국의 금융위기에 잠시 웃고 있던 유럽과 남미 국가들마저 이제는 자신들에게 옮겨 붙은 불을 끄느라 분주하다.

 

미국의 위기는 곧 전 세계적 경제의 구조조정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구조조정의 희생물이 되지 않기 위해 각국은 몸부림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살려면 결국 다른 국가에게 부실을 넘기고 털어내야 한다. 아이슬란드가 그 처음 희생양이 되었다. 그런데 이제 한국도 자칫 잘못하면 그 구조조정의 다음 희생물이 될 지도 모르는 처지에 놓였다. 위기를 인정하고 탈출을 도모해야할 급박한 순간이다. 

 

그런데 이 폭풍 한 가운데 대한민국 호의 선장은 키를 왼쪽으로 돌려야 할 판에도 끊임없이 오른쪽으로 돌리고 있다. 세계의 국가 모두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문제의 진원지임을 인정하고 합리적인 규제를 논하는 마당에 끊임없이 이상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레이건노믹스 종말을 직접 목도하고 있는 한복판에서조차 감세를 외치는 무모한 자들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깨끗이 잘못된 정책임을 인정하고 접어야 할 급박한 순간에도 이들은 여전히 속내를 드러내면서 모순을 설파하고 있다. 수출구조의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내수의 신장을 위해 재정투자를 해야할 판에 여전히 감세를 끼워팔기식으로 내밀고 있다.  방향키를 왼쪽으로 돌려야할 순간에 우린 왼쪽으로 돌리면서 동시에 오른쪽으로도 움직인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밖에서 보면 대한민국 호는 어떤 정신나간 사람이 선장과 일등항해사로 있는 것이다.

 

미국의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이면에는 양극화가 도사리고 있다. 레이건노믹스 아래 미국의 중산층이 누려야할 부를 상위 소수만이 독차지하여 극단적 부를 누리면서 중산층이 붕괴되었고 다시 상위 소수의 끝없은 탐욕이 자신들의 넘치는 돈으로 저소득층으로 전락한 대다수를 대상으로 돈놀이를 하다가 무너진 것이다. 부의 분배가 극단적으로 몰리고 그 자금력을 통해 합법적인 대출 놀이를 하다가 파국을 초래한 것이다. 그 돈놀이 속에서 허술한 금융감독을 비웃으며 리스크를 잘게 쪼개어 분산시켜 감쪽같이 숨겼을 뿐 리스크를 적절한 선에서 감당했던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호의 선장은 위기를 빠져나와야할 순간에도 고약한 고집을 부리며 한 발은 위기의 원인 속에 아직도 디디고 있으니 세계는 다들 앞다투어 도망가는데 혼자 낙오된 셈이다. 그나마 지난 노무현 전대통령 시절에 튼튼하게 모아놓은 외환 보유고와 건전한 정부 재정규모로 겨우 버티는 판이다. 더군다나 경제적으로 아직은 황새가 되지 못한 뱁새인 마당에 한 발은 위기로부터 헤쳐나온다고 앞으로 쭈욱 뻗고 다른 발은 아직도 위기 한복판에 기여코 디디고 있으니 가랭이가 찢어질 판국 아니겠는가? 재정지출을 한다면서 여전히 감세는 옆에 따라붙고 있으니 믿을 구석인 정부의 재정건전성도 찢어질 판국이란 말이다.

 

이번의 경제위기는 탈출한다 해도 암울하긴 마찬가지다. 홀라당 불탄 집에서 겨우 몸만 빠져나오는 꼴이다. 살아나도 최소 1년 이상 몸조리에 집중해야할 판이다. 앞으로 재정을 투입하여 상처를 도려내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회복을 도모하며 끊임없이 영양주사를 맞아야 할텐데 지금 남아있는 밑천을 엉뚱한 정책으로 다 소진해버리면 환자인 상태로 세계 경제의 뒷골목에서 구걸해야할 순간에 닥치지 않겠는가? 

 

이제는 제발 정친차려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완전히 자신의 허황된 경제정책을 접고 새로 태어나야 한다. 국민의 잘못된 선택이 바로 10개월 전이어서 우리는 앞으로 4년간 새로 선택할 수가 없다. 미국은 다행히 부시를 뒤로 하고 새로운 리더를 앞세워 빠져나갈 수 있지만 우리는 운 나쁘게도 국민의 선구안이 혼탁했던 순간 바로 다음에 위기까지 겹쳤다. 대통령의 마인드가 변하지 않으면 4년 내내내 대다수 국민이 죽어나야할 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파탄의 순간이 찾아와 대한민국 호가 몰락한 이후에 자신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었다고 위장할 셈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허황된 장미빛 경제를 믿고 이명박을 선택했던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추궁하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동업자인 강만수 장관의 횡령이라고 발뺌할 참인가? 파국 이후에 대한민국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명함조차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칠 것인가? 대통령과의 대화에 대통령으로 등장해 연설을 하였음에도 나중에 그 영상을 보고 내가 대통령이라고 말한 적 없으며 그 결과 주어가 빠졌으니 그 연설은 자신이 대통령이라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황당한 주장을 또다시 일삼을 것인가?

 

지금 우리 외환보유고는 간접적으로 이미 야금야금 털리고 있다. 은행과 기업이 부실했던 순간에 정부마저도 빈사상태였던 97년과 오직 다른 이유는 한나라당 억지 주장으로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김대중과 노무현 전대통령 시절을 거치면서 정부가 튼튼해지고 대기업의 재무가 나름대로 건전해졌다는 것이다. 이것마저 털리면 이제 97년의 외환위기와 같아지는 것이다. 벌써 3개월 만에 300억을 털린 순간에도 금산분리 완화를 내놓고 종부세를 없애겠다고 재정부가 하루 아침에 말을 바꾸고 상위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감세를 외치면서 부동산 거품을 무리 없이 해소하기에 주력하기 보다는 또다시 바람을 불어넣어 거품의 도모나 일삼는 부동산 대책으로는 지금 믿고 의지하는 정부의 재정건전성도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외환보유고도 줄줄이 새어나갈 수 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강만수 장관을 물리치고 제발 변해야 한다. 위기를 인정하고 안하고의 문제는 이미 지나갔고 위기를 헤쳐나갈 신뢰감 있는 리더를 내놓을 수 있느냐의 문제로 넘어간 지 오래다. 지금 IMF보다는 낫다라든지, 외환위기 상황은 절대로 없다든지의 구호를 외칠 시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국민도 뻔히 다 알고 있는 위기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폭풍 속에 난파선이 되지 않기 위해 일등항해사를 갈아치우고 이미 한번 그 폭풍을 넘은 경험이 있는 잃어버린 10년의 인재들에게 겸손히 나아갈 길을 물어야 한다.

 

IMF를 초래했던 지난 날의 패장들을 다시 불러모아 도모했던 호화잔치는 금새 그 한계를 드러내고 파산했다. 상위 1%에만 고여서 썩어버린 부를 아래로 흐르게 하는 물꼬를 정부가 재정정책으로 넓혀놓아 다시금 중산층을 두텁게 하며 저소득층에 사회적 투자를 하는 새로운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양극화를 해소하고 건전한 자본 감독 시스템으로 부정과 부패를 막아 경제의 도덕성을 키워나가면 이 위기 속에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도약할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오히려 아래로 흘러가는 물꼬마저 막고 그 고여서 부패한 저수지에 흐름을 거슬러 물을 끌어올리겠다고 누누이 주장하고 있다. 고여있는 물에 숨통을 열지 않고 새로운 물만 공급하면 오히려 같이 부패할 따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기본적인 진리를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깨닫는 것이다. 우선 급한대로 강만수 장관을 물리치더라도 근본적 원인은 이명박 대통령 본인에게 있었음을 알고 반성해야 한다. 언제까지 어청수로 담을 쌓아 국민의 목소리를 탄압하고 유인촌으로 하여금 국민을 향해 악플을 날리게 하고 최시중을 앞세워 국민에게 자화자찬만 늘어놓을 셈인가? 국민이 성질 뻗쳐서 살겠는가? 우리 국민의 뜨거운 마음 속에는 아직도 4월 19일의 함성이 간직되어 있으며, 5월 18일의 절규가 울려퍼지고 있고, 6월 10일 승리의 북소리가 심장을 두들기고 있다. 국민은 언제든지 일어설 준비가 되어있다. 성질 뻗치면 갈아치울 태세에 대한 훈련은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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