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11월 위령성월 기원미사 11/3 토요일

인쇄

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8-11-02 ㅣ No.3693

 

위령의 달 기원미사 11/3 토요일

 

   우리나라의 미풍양속 중에 하나 세계적으로 가치 있는 풍속 중의 하나가 장례예절입니다. 특별히 죽은 이의 가족들과 친지들이 죽은 이들의 사체 곁을 지키며 문상객들을 맞으며 죽은 이를 거룩하게 보내드리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가끔은 알콜과 도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도 하는 부정적인 장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죽은 이를 그냥 내버려 두거나 사체를 훼손시키지 않고 살아있는 인격체인양 존중하고 귀중하게 여기는 마음은 두고두고 간직해야할 풍속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한 지방에 있을 때, 집안에 죽은 이가 생기면, 장의사에게 시신을 맡겨놓고 그 다음날이나 정해진 날 장의사가 사체를 아름답게 꾸며서 유족과 문상객들에게 뷰잉 그야말로 보여주는 시간에만 가서 조의를 표하고 옵니다. 우리나라 신자들은 조문을 가서 연도를 바치는데, 그것도 연도가 끊이지 않도록 시간표를 짜가면서까지 고리로 연이어 고인의 구원을 위해 기도합니다. 미국인들은 연도가 없이 그냥 개인적으로 묵상하거나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죽은 이를 기억하는 듯합니다.

   장례미사를 봉헌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유족과 많은 분들이 고인을 슬픔으로 전송하고 엄숙하고 경건하게 진행하지만, 문화차이어서 그런지 미국인들은 가능하면 고인의 좋았던 순간들을 영상으로 꾸며 보거나 고인과의 특별한 에피소드 등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가능한 웃으며 보내주려고 노력합니다. 그 어느 쪽이든 고인을 기억하고 주 하느님께서 구원해주시기를 비는 마음은 다 아름다워 보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 예수님께서는 참 행복에 대해 말씀해 주시고, 이 말씀을 받아들여 사도 바오로는 로마인들에게 참 행복이 마침내 이루어질 그 구원의 희망에 대해 말합니다.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로마 5,5) 그러면서 우리가 하느님의 원수였을 때에 그분 아드님의 죽음으로 그분과 화해하게 되었다면, 화해가 이루어진 지금 그 아드님의 생명으로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9) 라고 말함으로써, 우리 구원에 대한 희망의 근거를 주 예수 그리스도께 향한 우리 믿음으로 제시합니다.

 

   어제 김주공 요셉 형제님을 하늘나라로 보내는 영결미사를 봉헌하면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요셉 형제님이 이제 자신의 육체가 다 소멸되어 가고, 곧 있으면 죽게 될 줄을 다 아는 상황에서 과연 무엇을 생각하고 기대하였을지. 자기 죽음의 과정을 멈출 수도 없고, 죽으면서 그 어떤 것도 가지고 갈 수도 없으며, 자기에게 닥쳐오는 죽음이라는 새로운 상황에 대해 무엇인가를 자력으로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처지에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지. 우리 모두가 다 잘 알고 있다시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주 예수님을 뵈옵게 된다는 기대와 희망뿐입니다.

   주 예수님께서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 주님의 나라로 되돌아가는 저를 받아주시기를!

   제 생전의 모든 과오와 잘못과 폐해를 다 사해주시고, 저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이들을 대신 위로해 주시며, 저의 부족했던 모든 부분을 채워주시기를!

   제가 살면서 제대로 다 이루지 못한 좋은 꿈과 이상들을 하늘나라에서 다 이룰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기를!

   저를 주님 품안에서 위로해주시고 안식을 누리게 해주시기를!

 

   주님, 죽은 모든 이들의 죄를 사해주시고, 주님 품 안에서 성인들과 함께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해주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0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