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우유 한 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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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가난한 의대생이 학비 조달을 위해 자기가
아껴오던 몇 권의 책을 들고 멀리 떨어져 있는
헌책방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웬일입니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늘 헌 책을 받아 돈으로
바꿔주던 책방 주인이 병이 나 문을 닫아버린 게 아닙니까?
실망한 학생은 너무나 다리가 아프고 배가 고파서 근처의 집에
들어가 물이라도 얻어먹으려 했습니다.
그 집에는 어른은 없고 어린 소녀가 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학생은 소녀에게 자기 사정을 이야기하고 무엇이나
먹고 남은 것이 있으면 좀 달라고 했습니다.
소녀는 부엌으로 들어가서 우유 한 병을 가지고 나와서
그 학생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일하러 나가셨고 나 혼자 집을 지키고 있어요.
이 우유는 어머니가 점심 때 먹으라고 주신 것인데
이것이라도 아저씨께 드릴께요."
학생은 소녀의 따뜻한 정에 깊이 감동하면서 우유를 마시고
그 집 주소와 그 소녀의 이름을 적어두었습니다.
그후 몇 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한 부인이 위중한 병으로 병원에 입원하였다가 수술이
잘 되어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그 부인의 딸은 어머니가 회복되어서 말할 수 없이
기뻤지만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는 병원비 때문에
마음을 조이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그만한 돈은 커녕 약값을 댈만한 여유도
변변치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퇴원수속을 하고 떨리는 손으로
병원비 계산서를 받았을 때 거기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
적혀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입원비와 수술비를 합해서 우유 한 병(이미 지불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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