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최영란님께 재반박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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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seonbie] 쪽지 캡슐

2008-10-21 ㅣ No.8669

1. 최영란님의 정성어린 답변에 감사합니다.
 
제가 쓴 글보다 더 많은 분량으로 답변을 하시느라 애쓰셨습니다.
 
님이 제 글을 읽고 쓴 답변에 아직도 반박할 것과 답변 내용에 반박할 것이 있어서 재반박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님의 두 가지 실수 - 잘못 안 것, 오해, 해석의 차이가 아닌 - 가 있어서 이를 지적하겠습니다.
 
 
 
2. 안이한 정국인식을 재반박
 
 
(1) 보통의 시민들에게 공안탄압이 가해진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 시국에 "소수"의 사람의 문제라고 무시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는다면, 왜 공안탄압을 걱정하겠습니까?
 
중국에서도 공산당의 독재정치를 비판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살 수 있거든요.
 
그런데도 아무도 중국이 자유민주 국가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글에서 양찬일처럼 북한보다 나으면 민주주의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겠다고 했는데 이 답변은 건
 
너 뛰셨더군요.
 
이것은 민주공화국이라는 공동체에 사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양보할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헌정사에서 독재정권에 다수가 저항하다, 다수가 함께 탄압받았던 것이 아닙니다.
 
제가 공안탄압을 우려하는 것은 법률의 명확성을 무시한 불공정한 법집행은 정권의 흉기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일에 다수가 같이 분노하고 항의하는 연대만이 결국 나 자신을 지키는 최선의 방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님은 이런 일에 무관심해도 되는 사람일 것으로 판단되니 부럽습니다.
 
 
(2) 최영란님의 첫번째 실수를 지적하겠습니다.
 
님이 제 글을 인용하면서 "알아서는 안되는 반정부적 정보"라고 하셨는데,
 
먼저글에서 제가 쓴 표현은, "많은 이가 알아서는 안되는 것이 규제대상" 이라고 했습니다(제가 밑줄까지 그었는데).
 
광우병 위험을 보도한 것과 광고주 불매운동은 그 자체로 반정부적인 정보가 아니죠.
 
특히 후자는 그 실행에서도 반정부 운동이 아닙니다.
 
그런데 위 두 가지까지 모두 "반정부적"인 것으로 보는 것이 이명박 정권입니다.
 
최영란님의 시각도 이명박 정권과 같네요.
 
또한 민주공화국에서 "알아서는 안될 반정부적 정보"가 어디 있습니까?
 
 
남의 글을 인용할 때는 원표현 그대로 인용하시는 게 옳습니다.
 
님이 따옴표까지 쳤는데 당연히 그래야겠죠? 
 
 
(3) "필요없는 문제(정치문제)에 대해 문제 의식이 없는 것을 안이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무리"라 하시면서, "법을 제
 
정하는 국회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분들끼리"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시는 군요.
 
최영란님이야 아쉬움이 없겠지만 저는 다르거든요. 게다가 정부와 국회에 맡겨두기에 너무 불안한 생각입니다.
 
가까운 선거가 없는 상황에서 청원, 서명, 집회 및 시위, 정치단체 가입 또는 후원 등 할 수 있는 건 다해 봐야죠.
 
그러나 이 한마디는 동감입니다.
 
"비전문가인 저(최영란) 같은 사람이 나서는 것은 제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됩니
 
다." 
 
 
(4) 주교님들의 성명에 "이런저런 의견(아마도 반론일 듯)이 많고"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시국의 문제 중에서 교회와 관계된 일을 신앙의 차원에서 이해하고 토론하고자" 하신다면 이를 외면하실 일이 아닐
 
것입니다.
 
주교회의 시국성명 조차 외면하시면서 무얼 가지고 시국에 대해서 토론하시겠습니까?
 
 
 
 
3. 토론실에서의 글쓰기
 
 
(1) 저의 소주제 <불쾌한 뒤집기>에 대하여 반론을 펴신 데 대하여 이번에는 제가 다시 반박하겠습니다.
 
제가 수구논객들의 글솜씨를 비판한 것은 최소한의 논거가 없는 것을 지적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예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물론 여기가 "논술력을 시험하는 곳은 아니"죠.
 
다만 앞으로 최영란님께서 이곳에서 계속 문필활동을 하시려는 사전정지 작업처럼 보이네요.
 
 
(2) 님은 자유토론실에 "관대함"이 "사라지니 게시판이 단조롭고 볼거리가 적어졌다"고 하시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단순한 감정의 토로만으로도 얼마든지 글의 가치" 를 부여한 결과, 수준 이하의 비방중상, 근거없는
 
매도, 제목만 도발적인(다른 데서도 볼 수 있는) 펌글만 도배되는 것입니다. 
 
약간의 관대함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된 논쟁이 없는 것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이곳이 대형포털사이트라면 수준 낮은 글이 쉽게 걸러지겠지만 주로 신앙인들이 오는 한적한 곳이라 위에서 님과
 
제가 공유하는 안좋은 모습이 개선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조금 엄격한 글쓰기를 통하여 토론문화를 정착시킬 것을 제안하겠습니다.
 
그런 다음에 보다 많은 방문객이 왔을 때에는 자체적으로 자정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4. 좌우인식의 문제
 
 
(1) 제가 최영란님의 좌우파 용례를 비판한 것은 '한국식 좌파개념'을 보편적 기준에 맞게 고쳐보자는 의도였습니다.
 
그러니까 자기의 입장보다 왼쪽에 있다고 바로 좌파라고 하면 안되는 것입니다.
 
좌파에는 공산당과 사회민주주의가 있는데, 공통분모는 마르크스주의입니다.
 
공산당은 마르크스의 고민에서 시작해서 실천(폭력혁명 프롤레타리아 독재)까지 마르크스의 방식을 따르고,
 
사회민주주의는 마르크스의 고민, 민주주의 방식의 실천으로 갑니다.
 
제가 그래서 '좌가 퍼오는 글' 어디에 마르크스-레닌적인지 설명해 보라고 주문한 겁니다.
 
 
 
(2) 또한 여기서 펌글의 부작용 하나를 지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마르크스-레닌적인 부분을 설명해 보라고 하자, 답글에서 상세한 해명을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김지하씨 글을 참고"하라고 하시는 군요.
 
김지하 선생의 의견을 자신이 참고해가며 자기 생각을 만들어야지, 대답이 궁하면 '김지하가 그랬더래요'하는 식으로
 
회피하려고 펌글을 이용하시면 안됩니다.
 
최영란님은 스스로 자기 글을 성실하게 쓰시는 분이지만 펌글 도배하는 수구논객들은 더욱 그러할거라고 생각됩니
 
다.
 
제가 수구논객들에게 펌글보다 스스로 창작을 해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저 같은 이에게 펌글 원저자와 토론하라는 걸까요, 아니면 불성실일까요?
 
끝으로 펌글도배한 수구논객들의 실명을 직접 서론한 것은 저의 사려깊지 못한 처사임을 인정하겠습니다.
 
 
 
 
5. 정치신학 재비판
 
 
최영란님의 '교리해석'을 김홍도의 설교를 연상하게 한다고 한 것은, 그런 식의 신앙해석을 자제하시라는 저의 완곡
 
한 표현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맞다고 하시니 이제 그 주장의 신앙적인 근거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자유게시판에 출몰하는 나주윤무당파도 교황님 말씀, 성인들의 어록, 교령, 성경 등의 근거를 부지런히(?) 제시해가
 
며 신부님께도 "신부님이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윽박입니다.
 
김홍도 역시 엉터리 설교를 하면서도 근거가 되는 성경구절을 제시했을 것입니다.
 
여기는 신앙인이 모이는 게시판이고, "시국의 문제를 신앙의 차원에서 토론"하고자 하는 님의 취지라면
 
 
'빛은 하느님, 불은 지옥' 같은 정치신학이론에 대하여 충분한 신앙적 근거를 제시하셔야 합니다.
 
 
 
6. 촛불은 계속됩니다.
 
 
(1) 촛불이 "임팩트"가 없고 "해프닝"으로 끝났다고 하셨습니다.
 
혹시 이펙트(효과)를 잘못 쓰신 것 아닙니까?
 
임팩트는 '충격'이라는 뜻인데,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요?
 
지난 여름 수십만이 도심광장을 뒤덮었을 때는 두 번씩 사과했던 정권이 수십명이 모일 여지도 주지 않고 이제는 공
 
안탄압을 합니다.
 
더구나 수구깡패들의 테러조차 방치하는 것을 볼 때 님의 말씀대로 별 임팩트가 없었다면 그냥 내버러 두면 되지, 왜
 
탄압을 하죠? 저구나 그들이 "소수"인데..
 
"불의 느낌이 강"했을 때 촛불을 외면하셨다면 최영란님에게 제대로 임팩트(충격)를 준 것이라고 보는데요.
 
(2) 최영란님이 제 글을 제대로 읽지 않은 두번째 실수를 지적하겠습니다.
 
제가 먼저글에서 "촛불에 호되게 데인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과 그 추종세력 말고 아무도 없다.
 
오히려 대다수 시민들이 이명박과 그 추종세력의 부패와 무능 때문에 고통당하고 있는 사실을 굳이 말씀 드려야
 
할까?" 라고 썼는데,
 
최영란님은 "저는 이명박 추종세력이 아니"고, "대다수 시민들은 저랑 다르다고 말씀하셨지만... 제가 보는 대다수
 
시민들은 저와 같은 의견(촛불이 빛일 때는 아름다웠지만 불의 느낌일 때는 끔찍하였다는)"이라고 하셨네요.
 
저는 최영란님이 이명박 추종세력이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최영란님이 "촛불에 호되게 데인 사람" 이 아니라 그저 "끔찍"한 느낌을 가진 사람으로 보았는데, 님도 촛불에 데였습
 
니까?
 
또한 "대다수 시민들이... 고통당하고 있"다고 했지, "대다수 시민들이 최영란님과 다르다"고 했습니까?
 
 
다시 제글을 읽어 보세요! (제가 인용한 제글과 님의 글의 차이를 진한 글씨로 표시했습니다)
 
최영란님 말씀대로라면, 님도 '이명박과 그 추종세력과 함께 촛불에 데었고',
 
'이명박과 그 추종세력과 함께 부패와 무능에 참여'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가 묻지도 않은 말에 애써 이명박 추종세력이 아니라고 하셨군요...
 
(3) "촛불이 가시적인 대규모 집회가 아닌 조용한 빛으로 존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좋은 의견에 감사합니다.
 
다만 석달 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안 그래도 8월 이후부터는 일과 후, 주말에 동네 근처에서 중소규모의 집회와 홍보를 하고 있으니 염려하시지 않아
 
도 되겠습니다.
 
 
 
 
7. 마치면서
 
 
최영란님의 이번글(답글)은 먼저글 <갈수록 살벌해지는 토론장>보다 못한 느낌입니다.
 
마치 기름기는 많으면서 살코기가 적다고 할까요?
 
제가 쓴 글보다 더 많은 분량으로 답글을 쓰시면서 곤란한 질문이나 난처한 호소를 무시하셨고, 심지어 제 글을 제대
 
로 이해하지 못한 실수마저 하시니 다소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을 말씀드립니다.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어제 하루동안 최영란님의 답글과 제글에 조회와 추천수가 짧은 시간에 많이 올라왔
 
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논쟁만이 자유토론실을 정화하고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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