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축 부활! 알렐루야!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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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애 [sabet4079] 쪽지 캡슐

2005-03-27 ㅣ No.5159

* 알렐루야!  알렐루야!  축 부활! *


째에엑 짹짹

마른나무 가지 높다란 곳

매달린 잎새에 걸터앉아

화려한 옷 걸쳐 입고 두 다리 뽐내며

알렐루야!  알렐루야!  째에엑 짹짹


저 깊은 곳

주님이 퍼 올려 준 샘물 받으며

마지막 안간힘으로 파르르 파르르

푸른 잎새 하나

적시는 음성

“예수 부활 하셨네”


내 사랑 당신도 부활,

뽀송뽀송 솜털 오른 얼굴로 빠알갛게 핀 당신도 부활,

아스라이 아지랑이처럼 올듯 말듯 가슴 태우던 당신도 부활,

헤멀건 미소로 뜻도 모를 웃음 짓던 당신도 부활,

일년 내 마른 나무 가지처럼 메말랐던 당신도 부활,

지척지척 걸으며 씩씩해 보려고 애썼던 당신도 부활,

두 손 불끈 쥐며 악 문 입술 사이로 뭔가 중얼거리던 당신도 부활,

찢어진 눈망울에 흘린 피로 가슴을 적신 당신도 부활,

무거운 어깨 위에 짓눌린 십자가로 온통 슬펐던 당신도 부활,

찌그러진 리어카 앞서 가는 이 뒤만 보고 따라가던 당신도 부활,


아무 것도 묻지 않으시는 예수님은

흩날리는 공기와 더불어 묻어나는 사랑처럼

훠이 훠이 두 손 저으시며

있을 곳에 있으라,

할 일을 하라,

살기 바라는 대로 살라 하시네.


“예수 부활 하셨네”

아무 것도 묻지 않으시는 예수님은


"나는 나" "너는 너" 그대로 살라 하시네,

저 깊은 곳 흐르는 물과 속삭이며 살라 하시네.

톡톡 피어나는 꽃망울에 희망 심으며 살라 하시네.

다가오는 손가락 질 무던히도 참으며 살라 하시네.

차가운 가슴에 뜨거운 녹차 부으며 살라 하시네.

무거운 십자가 가슴 짓누르면 두 손 높이 들어 주님께 애원 하며 살라 하시네.

지척이던 걸음 애써 힘주고 당신 손 부여잡고 살라 하시네.

나도 침묵하니 너도 침묵 하며 살라 하시네.

나에게로부터 오는 기쁜 웃음 모든 이에게 나누어 주며 살라 하시네.

누구 에게도 지난일 묻지 말고 살라 하시네.


“예수 부활 하셨도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2005년 부활성야에

                                    쓴 이   허정애 엘리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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