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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나해)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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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옥 [yimariaogi] 쪽지 캡슐

2008-12-29 ㅣ No.8221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나해) 
        
        오늘은 2008년의 
        마지막 주일이며 
        동시에 성가정 축일입니다. 
        
        교회는 신자들로 하여금 
        나자렛 성가정을 특별히 공경하고, 
        그 신심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성가정 축일을 성탄 대축일 
        다음 주일로 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성가정 축일은 
        우리 모두가 예수, 마리아, 요셉의 
        모범적 가정을 표본으로 삼아 
        하느님 앞에 축복 받는 삶을 살도록 다짐하며, 
        우리 가정을 나자렛 성가정에 봉헌하고, 
        우리들 가정의 성화를 위해 
        특별히 기도하는 날입니다. 
        
        
        아기 예수의 부모가 
        예수님을 성전에서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이나 
        우리가 이 미사 중에 
        봉헌 예절을 하는 것 역시 
        모두 우리의 생명이 우리의 것이 
        아님을 고백하는 행위이며, 
        언젠가는 되돌려 드려야 할 것임을 
        고백하는 행위인 것입니다. 
        
        
        다만 우리는 그 생명을 위임 받은 것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것입니다. 
        가정이란 바로 이 생명이 맡겨진 장소이며, 
        생명을 위임 받은 자리입니다. 
        
        
        우리는 아기 예수가 탄생한 밤을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라 말합니다. 
        그 밤이 고요했던 이유는 
        축하객이 없어서가 아니라 
        엄청난 신비 앞에 마주 선 인간이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상태임을 의미합니다. 
        
        
        생명의 탄생, 
        아기의 출생은 
        곧 인간의 작업이 아니라 
        하느님의 일이며, 
        바로 그 하느님의 일 앞에, 
        그 신비스러움 앞에 인간은 
        감히 입을 열 수 없었기에 
        고요하고 거룩한 밤이었으리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생명을 위임 받은, 
        생명의 출생을 목격한 가정은
        고요하고 거룩한 몸가짐을 
        아니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시메온은 
        아기를 두 팔에 안고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주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편안히 눈을 감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구원을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만민에게 베푸시는 구원을 보았습니다. 
        갓 출생한 아기를 팔에 안은 노인은 
        자신의 죽음이 편안하리라고 노래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구세주께서는 이 세상에 오심에 있어서 
        한 가정을 선택하시고 그 가정을 통하여 탄생하셨습니다. 
        
        비록 누추한 말구유에서의 탄생이며, 
        헤로데의 폭정에 의해 
        죽음의 위협에 직면한 탄생이라 할지라도 
        요셉과 마리아의 가정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탄생하신 것입니다. 
        
        
        각자가 자신의 삶에 
        급급해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세상사에 시달리며 
        고역스런 체험만을 몸에 담습니다.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안정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하여, 
        편안한 노후를 보장받기 위해서, 
        마치도 먹어 보지도 못할 국을 끓이는 사람들처럼, 
        우리는 가정을 망가뜨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안 될 것 같은 
        불길함에 쫓기며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이 
        죄라면 그것이 바로 원죄일 것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 살아온 한 해를 
        되돌아보며 내가 어찌 살았고, 
        내 가정은 어찌 되었는지 되돌아볼 시기입니다. 
        
        우리의 가정 또한 비록 현실 속에서 
        깊은 상처를 지니고 있다 할지라도 
        아기의 출생이, 즉 생명의 신비 체험이 
        우리 가정을 치유해 줄 것입니다. 
        
        정결 예절, 봉헌 예절이 
        우리 가정 안에서 발생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자녀를 낳고, 자녀를 기르는 일이 
        어디 인간의 힘으로 가능이나 하겠습니까? 
        
        태어난 아이를 보면서, 
        자라는 아이를 보면서 
        우리의 입이 다물어질 만큼 
        신비로움을 느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내시고 
        하느님이 기르시고 
        하느님께서 거두시기에 
        이러한 엄청난 일이 거듭되고 있는 
        우리의 가정은 구원의 현장이며 
        말구유이며, 성전인 것입니다. 
        
        
        -2008년12월28일 중계동성당 
        양권식 시메온 신부님 강론 말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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