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성당 게시판

퍼왔어여...넘 슬퍼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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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 [kimsiwoo] 쪽지 캡슐

2000-09-16 ㅣ No.1565

엄마와 아들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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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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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을 흘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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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운 밤 눈가에 흘리는 눈물을 누군가 볼까봐 연신 주의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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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은 내 사랑하는 아들 현이가 소풍을 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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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집 아줌마에게 사정을 해서 만원을 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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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밥 재료를 사고 3000원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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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은 내일도 웃으면서 돈을 받지 않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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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눈을 떠보니 벌써 애는 일어나 나를 멀그러니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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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밥을 싸고 있는데 자꾸 눈물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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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나 볼까봐 뒤로 앉았더니 애는 뭘 아는지 밖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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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다 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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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들처럼 잘먹였으면 키도 많이 컸을텐데 올 겨울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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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집에선 나가길 원하는 눈치인데 내일은 파출부 자리나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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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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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만 오늘도 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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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은 말해야 할텐데 학교 등록금을 안냈는지 벌써 3개월이 지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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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반년만 지나면 졸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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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꾸 가슴 아픈게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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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호실에 또 가서 진통제를 받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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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만 많이 힘들어 하시는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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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배달도 요즘 들어서 하기가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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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뛸수가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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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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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아이는 도시락을 조금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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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김치만 싸주니 오늘 저녁은 또 뭘먹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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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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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저녁에도 엄마에게 등록금 얘길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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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장에 밥비며 먹는 내 모습에 어머니가 서럽게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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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은 선생님한테 얘기하고 자퇴를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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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을 벌어 어머니를 내가 모시는게 날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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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제사날이 내일인데 어머니는 알고 계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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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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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잠을 못자는것 같다. 어디가 아픈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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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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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에게 미안하지만 학교를 그만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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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은 신문보급소에 가서 얘기하고 병원에 한번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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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밤에 한숨도 못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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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몹시 아팠지만 어머니가 걱정하실까봐 물도 못마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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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을 너무 못먹어서 그런가 간장만 먹으면 설사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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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0만원에 내 장기를 사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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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에게는 그냥 주었다고 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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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더 살고 싶지만 엄만 너무 힘들어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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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은 아버지 산소에나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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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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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에게 고기를 사줄려고 머리를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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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자기를 쓰고 있는데 아들이 그냥 울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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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는 먹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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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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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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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만 길거리에 주었다고 하면 반드시 돌려 드리라고 하실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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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분간 내가 갖고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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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을 맞아 친구네 놀러 간다고 하니 엄만 믿으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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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를 쓰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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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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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이 방학을 맞아 친구네 집에 놀러 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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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흔쾌히 허락했다..아무래도 여기 있는것보단..잘먹을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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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왠지 모르게..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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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을 다시는 못볼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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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괜한 걱정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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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의 마지막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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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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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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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퍼하지 마시고, 진지 꼭챙겨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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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저멀리 여행갔다고 생각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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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엄마에게 효도 많이 했으니까 아버지에게도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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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도 반가워 하실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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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은 제가 오늘 다흘릴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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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이젠 눈물 흘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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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백혈병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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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해도 안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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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저 잊지 마시고요, 다음 세상에도 제 어머니 되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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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해요... 돈은 제가 선한일 해서 번거니까 마음껏 쓰시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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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가서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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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저 생각 나시면 김밥일랑 만들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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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집 보다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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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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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옥 오래 사시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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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 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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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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