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신앙수기] 복사라는일 -박종일(스테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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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환 [mutant0] 쪽지 캡슐

2000-09-07 ㅣ No.4265

 

    8지구 대희년행사에 신앙수기 공모하는것 다들 알고 계시지요? 초등부 박종일 스테파노라는 학생이 쓴글을 올려봅니다. 금호동 초등부 대표로 나갈 글입니다.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

    많이 읽어봐주시고, 추천해주세요.

    (아무래도 울 금호동 사람들의 글 실력은 대단합니다. 초등부 대표로 뽑힐것 같은 예감이..)

 

(아래 정일호 바오로가 올린글은 이 글의 초본이며, 이글이 8지구에 제출된 글입니다.

제출마감일때문에 올려진 글입니다.^^; 오해없으시길.)

 

 

복 사 라 는  일

 

- 금호동 6학년 박종일 스테파노

 

 

  난 성당에서 「복사」란 일을 하고 있다. 때로는 힘들고 성당에 가기 싫을 때도 많지만,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나로서는 꼭 가야 한다는 생각이 내 마음 속 한구석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난 항상 복사를 한다.

  때는 4학년, 첫영성체를 하고 수녀님께서 "복사하고 싶은 사람 손들어 봐요" 하고 말씀하시자 난 나도 모르게 손을 들었고, 복사를 하게 되었다. 그 후 한 달 동안 새벽 미사를 나가게 되었다. 한 달 동안 새벽미사를 드려야만 복사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한 달은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TV도 못 보고, 일찍 자야되고, 일찍 일어나고…….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생활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꾹 참았다. 그 때야말로 진심으로 하느님을 믿었던 때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드디어 처음으로 복사를 서던 날,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마음이 불안했다. 그 때 난 기도를 드렸다. ’그래, 하느님과 함께라면 두렵지 않아. 하느님과 함께라면 난 할 수 있어!’ 처음으로 제대에 인사를 하는 내 모습은 마치 천사와 같다고 할까? 예수님을 진심으로 모시고, 사랑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첫 미사는 그렇게 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젠 복사 서는 일이 떨리지도 않고 불안하지도 않았을 그 날. 난 너무도 자만을 한 것일까?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옷에 걸려 미끄러져 넘어진 것이다. 미사가 끝난 후 신부님께 혼이 많이 났다. 정말 신부님께서 그렇게 화내시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눈물이 글썽거렸고, 정말 울고 싶었다. 그래서 "복사 안 해!"라는 말을 던지고는 울어 버렸다. 서러웠다. 제대 위에서 실수로 넘어진 게 무슨 죄가 되느냐며 서럽게 울었다. 그러자 엄마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복사라는 것은 네가 하고 싶으면 하고 네가 하기 싫으면 안 하는 그런 하찮은 것이 아니라, 네가 진심으로 예수님을 사랑하고 함께하는 일이야!" 난 다시 한번 생각했다.

 ’그래! 엄마 말씀이 맞아. 앞으로는 정말 복사를 열심히 해야지!’

 

 그 후 2000년 8월. 난 지금 제대 위에 있다. 2년 전 그 때보다 훨씬 성숙한 모습으로 지금 제대 위에 있다. 그리고 나는 알고 있다. 복사는 예수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함께하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앞으로 내가 할 일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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