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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대 교황 獨 요제프 라칭어 추기경(종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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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goodnews] 쪽지 캡슐

2005-04-22 ㅣ No.195

[머니투데이 2005-04-22 10:28]

[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독일의 요제프 라칭어(78세) 추기경이 265대 교황으로 19일 선출됐다. 라칭어 추기경은 교황의 이름으로 베네딕트 16세를 사용하기로 했다.

 

라칭어는 누구

이날 오후 5시50분(현지시간)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가 이틀째 회의가 열린 시스티나 성당에서 흰 연기가 피어 올랐으며 6시4분 성베드로 대성당은 교황 선출을 알리는 종을 울렸다.

라칭어 추기경은 교황 선출 콘클라베가 시작되기 전부터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그는 1927년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뮌헨 대주교를 거쳐 1977년에 추기경에 서임됐다. 교황청의 신앙 교리를 오랫동안 담당했으며 초보수적인 교리해석으로 가톨릭 교회에서도 '신의 로트와일러(독일산 맹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강경 보수파다.

동성애, 이혼, 인간복제 등을 전통적 윤리에 반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해방신학, 종교 다원주의, 여성 사제 서품 등에도 반대해 왔다.

그는 카톨릭이 세속주의 및 타 종교의 위협에서 벗어나 정통 원리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해 보수파들에게는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고령(78세)과 보수적인 시각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으며 특히 콘클라베 전후로 그가 10대 때 독일 나치의 청년 조직인 '히틀러 유겐트(Hitlerjugend)'에 가입한 전력이 불거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라칭어 추기경은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가장 가까운 조언자 중 하나로 콘클라베 기간 동안 교황 선출 추기경단 의장을 맡아 왔다.

 

각국 환영 메시지

새 교황 선출에 대해 각국에서 환영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새 교황 선출을 "커다란 지혜와 지식을 갖추고 하나님께 봉사하는 분"이라며 환영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베네딕토 16세 새 교황에게 "나의 최고의 따뜻한 축하를 보내며 고귀한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기를 충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베네딕토 16세 새 교황이 독일 출신이라는 점은 우리나라에 큰 영광"이라며 "새 교황은 위대한 세계적인 신학자로, 교회를 새 교황 만큼 아는 사람은 없다"고 칭송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聖下)가 교황직을 맡게 된 데 대해 축하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유엔과 교황청은 평화와 사회정의, 인간존엄, 종교적 자유, 세계 종교들간의 상호 존중에 대해 강한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며 새 교황이 이러한 가치들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국 성공회의 최고위 성직자인 윌리엄스 대주교는 라칭어 추기경에 대해 "그는 신과 교회의 본질에 관한 심오한 고찰을 책으로 펴낸 금세기 최고의 기독교 사상가 가운데 한 명"이라면서 "그가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대주교는 이어 "베네딕토 16세란 이름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가 금욕적인 신앙생활을 오늘의 교회에 접목시키기를 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5세기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성 베네딕토는 공동생활과 복종의 정신을 강조한 서유럽 최고의 수도회인 베네딕토회를 창시한 인물이다.

 

독일 축제 분위기

독일 정계와 종교계 주요 인사들은 새 교황에 자국 출신인 요제프 라칭어 추기경이 된 것을 환영하면서 앞으로 바티칸과의 관계가 더 긴밀해질 것을 기대했다. 이들은 새 교황이 전임 요한 바오로 2세 보다 더 보수적 인물이라는 점을 의식해 종교 간 대화 확대와 개방성을 희망했다.

 

일부에서는 우려도

하지만 일부에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가톨릭 개혁운동을 벌여온 측에서는 라칭어 추기경이 선출된 것에 큰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여성들을 중심으로 교황청의 보수성에 반발하는 신자들의 교회 이탈이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미국 여성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 사람(라칭어 추기경)이 하는 것을 봐왔다. 여성, 동성애자, 교회의 미래에 뭘 의미하는가"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현장에 있던 한 스페인인은 "개인적으로 매우 실망스럽다. 새 교황은 현재와 미래가 아닌 과거로부터 온 사람이다. 그의 선출은 진전이 아닌 퇴보의 발걸음"이라고 주장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 연보

▲ 1927년 4월 16일 = 독일 바이에른주 마르크트 암 인에서 경찰관의 아들로 출생. ▲ 1946년~1951년 = 프라이싱 신학대와 뮌헨대학에서 공부. ▲ 1951년 = 형 게오르그와 함께 사제 서품 받음. ▲ 1957년 = 신학 박사 학위 획득. ▲ 1958년 = 프라이싱대학 교수로 부임. ▲ 1969년 = 레겐스부르그 대학 교수로 부임. ▲ 1977년 = 뮌헨 대주교로 발탁. 4개월 뒤 추기경에 오름. ▲ 1981년 = 로마 가톨릭의 신앙교리성 수장에 오름. ▲ 2005년 4월 19일 = 제265대 교황으로 선출됨.

 

이경호기자 holee@money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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