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동성당 게시판

사순 제 3주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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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영 [ds1bkx] 쪽지 캡슐

1999-03-04 ㅣ No.56

         사순 제 3주일에

 

  나무는 가뭄이 들수록 뿌리를 깊게 내린다고 합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건강합니다. 심한 가뭄이 와도 혹독한 추위가 와도 잘 견디어 냅니다. 작년 여름 수해 복구 봉사차 시골 어느공소에 가보았는데, 다른 나무들은 뿌리째 휩쓸려 내려갔어도, 감나무는 우뚝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홍수가 나면, 감나무에 올라가면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뿌리를 깊게 내리는데 게을리 하지 않은 감나무는 모든 것을 휩쓸어 가는 수마도 견디어 낼 수 있음을 보면서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뿌리를 깊이 내리는 것은 생명의 물을 찾기 위한 '생명의 법칙' 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무는 따뜻한 햇살과 공기, 기름진 땅, 그리고 물만 있다면, 깊은 뿌리를 내리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다른 것 같습니다.

 

  그것이 인간이 생명을 유지해 나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이나, 인간은 그것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삶의 의미'를 구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삶의 의미를 느낄 때 비로소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습니다.

  

  인간은 '등 따뜻하고 배부른 것'만으로는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없는 법입니다.

  인간에게는 빵(물질)으로 채워지지 않는 '갈증'과 '목마름'이 있습니다.    앞만 보며 정신없이 바둥거리며 살아 온 사람이나, 남부럽지 않게 해 보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누릴 것 다 누리며 별 아쉬움 없이 살아 온 사람이나 그 마음속에 허무의 찬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질이 풍요로울수록 인간의 마음은 메말라 가고 '풍요 속의 빈곤'을 체험합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우리는 물질, 명예, 권력, 쾌락을 추구하며 그것에 집착하다 결국 불행해지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됩니다.

  '대통령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물음에 70% 이상의 국민들이 '불행할 것이다'라는 응답을 했다고 합니다.

  부와 명예와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대통령마저도 국민들의 눈에는 불행한 사람으로 보였던 모양입니다.

 

  소유와 쾌락을 추구하다보면, 더 많은 것, 더 좋은 것, 더 큰 것 그리고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기 마련이고, 그것의 노예가 되며 결국 불행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참된 인생의 의미를 느끼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이번 주일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그 해답을 주십니다.

 

  "이 우물물을 마시는 사람은 다시 목마르겠지만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샘물처럼 솟아올라 영원히 살게 할 것이다"                                                          (요한 4, 13-14)

 

  다른 그 무엇으로도 풀리지 않는 삶에 대한 갈증과 목마름을 주님께 마음의 뿌리를 깊이 내림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주님은 인간의 모든 갈증과 목마름을 해소 할 수 있는 분이십니다.

 

  나무가 생명의 물을 찾아 뿌리를 깊이 내리듯 우리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물을 주시어, 삶에 대한 모든 갈증과 목마름을 풀어주시는 주님께 대한 신앙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 샘물처럼 솟아올라 영원히 살게 할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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