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성당 게시판

함께 하는 고마운 벗들에게(연중 19주 화)

인쇄

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2-08-13 ㅣ No.1796

 

 

2002, 8, 13 연중 19주간 화요일

 

 

마태오 18,1-5.10.12-14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라. 작은 이들을 업신여기지 말라)

 

그 시각에 제자들이 예수께 다가와서 "하늘나라에서 누가 제일 높습니까?" 하였다. 그러자 어린이 하나를 가까이 불러 그들 가운데 세우시고 말씀하셨다. "진실히 여러분에게 말하거니와, 여러분이 돌아서서 어린이들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야말로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입니다. 그리고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시오. 사실 여러분에게 말하거니와,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항상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한 마리가 길을 잃는다면 아흔 아홉 마리를 산에 버려둔 채 길 잃은 것을 찾아 나서지 않겠습니까? 그러다가 그것을 되찾게 되면, 진실히 여러분에게 말하거니와, 그는 길을 잃지 않은 아흔 아홉 마리보다 그것을 두고 더 기뻐할 것입니다. 이와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게 되는 것은 하늘에 계신 여러분의 아버지 뜻이 아닙니다."

 

 

 

목자가 있습니다.

그에게는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흔 아홉 마리의 양과

길을 잃고 헤매는 한 마리의 양이 있습니다.

 

그는 길을 잃고 헤매는 한 마리의 양을 찾아 나섭니다.

아흔 아홉 마리의 양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한 마리의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설 수 있는 것입니다.

 

아흔 아홉 마리냐 한 마리냐... 숫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제 자리에 있던 것은 아니고

어떤 이유가 되었던 제자리를 떠나 헤매는 양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길을 잃고 헤매는 한 마리의 양을 찾은 목자는 기쁨에 넘칩니다.

이 기쁨에는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설 수 있도록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양들에 대한 고마움이 담겨 있습니다.

 

이 고마움, 흔히 잊혀지곤 합니다.

양들이 제자리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결코 고마워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양들이 제자리에 없다면

혹시 잠시 시선을 돌리면 이 양들이 흩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어찌 이 양들을 놔두고 한 마리를 찾아 나설 수 있겠습니까?

 

고마워해야 할 양이 있는 목자는 행복합니다.

아흔 아홉 마리가 길을 잃고 제멋대로 헤맨다고 해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마리의 양이 있는 목자는 행복합니다.

그 한 마리의 양이 있기에

나머지 아흔 아홉 마리의 양 전부는 아니라 하더라도

단 몇 마리의 양을 찾아서 길을 떠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교회 공동체 안에서

과연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앙의 벗들이 과연 얼마만큼 될까요?

이와는 반대로 길 잃고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신앙의 벗들은 얼만큼일까요?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벗들보다 그렇지 않은 벗들이 훨씬 많지 않은지요.

안타깝게도 말입니다.

 

오늘도 끊임없이 길 잃은 벗들을 찾아 나섭니다.

몸은 따라가지 못해도

마음은, 시선은 언제나 길 잃고 헤매는 벗들을 향하고 있습니다.

온갖 유혹에도 불구하고 제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벗들이 있기에

마음을, 시선을 밖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묵묵히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앙의 벗들이여!

길 잃은 벗을 다시 찾을 때의 기쁨은 바로 그대들의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묵묵히 그리스도를 따르는 벗들이여!

많은 순간 고마워하지 못하고 더 많은 것을 요구했으니까요.

그만큼 벗들을 믿고 희망하며 사랑했다는 뜻으로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함께 합시다.

지금도 여전히 길을 잃고 헤매는 벗들을 찾아 나섭시다.

자신이 길을 잃은 지도 모르는 벗들에게 참 그리스도인의 길을 보여줍시다.

 

함께 하는 고마운 벗들이여!

그대들이 있기에

결코 외롭지 않고

결코 절망하지 않으며

언제 어디에서도 주님의 길을 걸을 수 있음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이 있기에

언제 어디에서도 기뻐하며

주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저는 행복한 그리스도인, 행복한 사제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5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