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
---|
어제 성서모임에서 잠언을 했습니다.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 헛되다"라고 시작되는 잠언은 다른 성서와는 달리 조금 염세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고 함께 성서모임을 한 분들이 말씀하시더군요. 염세적이라기 보다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결국 하느님 앞에서 한계를 가진 것이지만 그모든 것들이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인 이상 기쁘고 즐겁게 받아들이고 누려야 한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면서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생각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제 방에는 책이 많습니다. 물론 다 읽은 것은 아니지요. 그저 필요해서, 혹은 욕심이 생겨 마련한 것들입니다. 그런데 방안에 책들이 그렇게 있는데도 자꾸만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가 쌓아놓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한 다섯권 정도 빌려오면 한두권 읽고 한두권 훓어보고 나머진 제목만 읽고 그냥 반납하는 일의 반복... 그러면서도 저의 욕심은 자꾸 책을 빌리고 그냥 반납하는 일의 반복을 만들어냈습니다. 할 일 없으면 또 도서관에서 빌려오고 싫증나면 갔다주고.... 어떤 때는 한창 잘나가는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안으면서 가져다가 책상위에 한참을 썩히고 있어서 애가 탔던 친구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방에 있는 책들은 잘 손을 안대고, 그냥 바라보고만 있었으니. 나에게 주어진 것들을 즐기지 못하고 다른 곳에서만 그리고 내것이 아닌 것에서만 즐거움을 찾으려하는 마음들. 그것을 저는 제 책 빌리는 습관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