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성당 게시판

당신..여전히 그 자리에 계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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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호 [jacobs] 쪽지 캡슐

2000-04-18 ㅣ No.340

저의 오랜 방황에도, 까탈스런 행동에도, 이유없는 변덕에도.... 당신은 늘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서 절 바라보고 계셨군요! 아무런 이유 없이, 한 마디의 설명조차도 없이 당신을 떠나 방황의 늪을 헤맬때에도 당신은 아무 말씀하지 않으셨지요. 어쩌면 저는 당신의 그 말없음이 싫어서 공연히 더 반항을 한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그 말없음은 저에 대한 커다란 신뢰였으며, 저에 대한 당신의 변함없는 사랑이었습니다. 아~, 당신...,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음이 제겐 얼마나 커다란 위안이며, 평안인지요! <말씀의 방 중에서...> 주님 수난 성지주일을 보내며, (마르14,1-15,47)에 복음말씀을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마르 15,5) 수난사화는 예수께서 '하느님의 아들' 이심을 선포하고, 십자가의 죽 음을 통하여 구원을 베푸심을 나타내는 하느님의 구원사화라 합니다. 이 구원사화에서 사람의 역할은 고함과 냉소 그리고 처형이였으며, 사람의 아들은 침묵과 고통과 죽음이 그의 몫이였습니다. <"보득솔" 성서해설 중에서> 침묵.... 그 침묵을 생각하며... 그 속에 담긴 구원의지와 깊은 사랑을 생각해 봅니다. 조금만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길때, 남에게 떠 넘기고, 그 일을 나의 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저의 모습을 생각하며,, 사랑이신 주님.. 그 침묵이 당신의 변함없는 사랑임을 오늘 저에게도 알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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