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비오는 날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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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1999-06-16 ㅣ No.734

 예전에

비오는 날에는

동네 개천에서 "땅 강아지"를 잡아서 놀았는데...

누런 황토물이 흘러가는 것을 보면서

저물은 다 어이로 갈까! 생각도 했는데

비오는 날

우산을 쓰고 장화를 신고 이리 저리 뛰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언제 부터인가

비오는 날은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만화책을 보고

그리고

부침을 부쳐 먹고

감자를 먹고 싶어진다.

 

 그리고 요즘은

이런 날은

"나그네 파전"에서 해물파전,고추전에 막걸리를 먹고 싶기도 하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

기분 좋은 사람

우울한 사람

쓸쓸한 사람

행복에 겨운 사람

죽고 싶은 사람

아무 생각 없는 사람 등등 많겠다.

 

 당신은

오늘 비오는 날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문득

창 밖 베란다에 있는

나팔꽃, 채송화, 국화를 바라 본다.

얼마전 씨앗을 뿌렸고

그 씨앗에서 싹이 돋아 나

지금은 제법 자라고 있다.

 

 저 꽃들은 이렇게 비오는 날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한편 부럽기도 하고

한편 나의 삶이 고단하단 느낌도 든다....

 

 주님!

용기를 주세요

사랑을 주세요

이해 받기 보다는 이해하게 해 주세요

 

비오는 날에

창밖의 꽃들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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