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6월 3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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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6-04 ㅣ No.90

14:00 - 민권공대위 공동의장인 홍목사님과 전화통화

      민권공대위 천막의 철수 문제와 금속연맹 사전영장 발부자 7명과 푸른교실 사전영장

      발부자 7명에 대한 신변안전 보장에 관한 문제를 상의했다.

        먼저 민권공대위 천막 5동의 철수 문제는 15:30 민권공대위 상임위원들이 찾아와

      논의할 것이라는 홍목사님의 답변이 있었다.

        사전영장 발부자 14명에 대한 신변안전 보장에 관한 문제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

      받은데로 전해 주고, 다른 대책을 찾아보겠다고 전해주었다.

 

15:30 - 민권공대위 공동대표인 한겨레 신문사 교열부 차장인 박해전 기자와 함께 2명의

      대표가 방문했다. 인사를 나눈 후, 천막의 철수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사전구속영장 발부자 14명에 대해서는 신변을 정리할 때까지는 성당 마당의 간이

      천막에서 지내도록 이미 말해 주었다고 전해주었다.

        3인의 민권공대위 대표들은 성당의 시설들을 최대한 제공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서 성당측의 입장을 설명해 주었다. 성당의 시설물들의 사용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듯 해서이다. 성당의 시설물들은 이미 외부 단체들에게 사용 허가를 내어

      준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성당의 마당과 성모동산의 현황을 설명하자 이해를 하는 듯

      했다. 성당의 마당은 항시 주차로 거의 차 있다. 이는 성당 시설을 사용하는

      외부단체들이나, 혼인식에 하객으로 오는 사람들의 차량으로 북적이기 때문이다.

      명동성당에서 혼인을 하려는 이유중 하나가 주차공간이 넓기 때문이고, 주차비를

      따로 받지 않기 때문이다. 벌써 6-7개월 전에 혼인을 하기 위해 예약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양해를 구하기도 어렵다. 그렇기에 지난번 지하철 노조원들이 성당마당에 천막

      을 설치했을 때도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성모동산에서는 끊임없이 기도회가 행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가 진행되면

      성당마당을 파야하기 때문에(전기승압 공사와 소화전 매몰 공사관계로) 더욱 어려운

      실정임을 감안하면 천막을 새로 설치한다는 것이 그렇게 용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들도 이해를 하고 한가지 새로운 문제를 이야기 한다.

      한총련 학생들의 문제이다. 제7기 한총련 출범식 대 있은 시위건으로 몇명의 학생들이

      이미 구속되었고, 또 구속을 피한 학생들은 사전영장이 발부된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활동할 수 있으려면 천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원 수는 소수

      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금속연맹과 푸른학교 관계자들과 협의하여 간의 천막을 함께

      썼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었다. 지난번 한총련 학생 300여명이 노숙을 하고 있을 때,

      그들을 위해 천막을 함께 쓰도록 다른 농성자들과 상의를 해 보았지만 잘 이루어 지지

      않았었다. 이번의 문제는 푸른학교가 민권공대위 천막을 사용하고 있으니 민권공대위가

      잘 이해 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총련 학생들에 대해 나도 부탁을 한가지 했다.

      한총련 학생들에 대해 민권공대위가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 있음을 알고 있다. 또

      한총련 학생들이 주장하는 문제들 중 어느 것들은 분명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 있음도

      인정한다. 그러나 학생으로서의 최소한의 예의는 있어야 한다. 바로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어른들이 그들을 가르쳐야 한다. 민권공대위는 소위 재야급에 속하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어찌해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 가르쳐 주지 않느냐? 무조건 도움을 준다고

      해서 어른으로서 할일을 다 했다고는 보지는 않는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함께 하면서

      질서, 예의, 공중도덕, 신의 등과 같은 인성교육도 더불어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잘 알겠다는 답을 들었다.

        천막은 내일 저녁까지 모두 철수하겠다고 했다.

      성당측의 도움을 말하자, 자진해서 손수 철수하겠단다. 사실 그 방법이 옳다. 지금까지

      그렇게 하려고 애썼지만 잘 이루어 지지 않았던 부분이다. 자신들이 설치한 천막은

      농성이 끝나면 자진해서 철거하고 뒷정리를 하고 떠나야 한다. 6월 5일(토) 아침부터는

      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조취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서로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많다. 또 시위나 농성의 형태도 반성을 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서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서로 협조해서 불의한 일에 대항하여 끊임이 투쟁

      하므로써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의

      희생이 분명 뒤 따라야 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서로 상의해야 한다.

 

16:10 - 주거시설 확보를 위한 국민연합의 시위다.

      처음 들어보는 단체다. 또 오늘 성당 언덕에서 정리집회를 갖는다는 소식도 없었다.

      200여명 남짓 거리행진을 하고 이곳에서 정리집회를 갖는 모습이다. 뼈대만 앙상하게

      설치해 놓고 주저 앉을까 출입을 금하는 시설물들을 설치한 계단에 앉아 투쟁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친다. "세입자도 사람이다. 사람잡는 강제철거 투쟁으로 박살내자!"

      정리집회를 마치고 뿔뿔히 흩어지는 모습에서 양면을 본다.

        여전한 주택건설의 현장에서 강제철거를 당하는 모습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으므로 해서 지치고 내몰리는 사람들의 힘겨워하는 모습과 한편으로는 이를 통해

      최대한의 이익을 보장 받으려는 모습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듯 하다.

        한때, 주택 재건설로 인해 야기되었던 사회의 문제가 언제부터인지 더이상 우리의

      관심 대상에서 사라졌다. 어쩌면 당사자들이거나 그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지금도?"라고 의문을 제기할 정도가 되었다. 강제철거 속에 무너지는 인권들, 생명들,

      그러나 여전히 그 폭은 어느정도인지 모르나 우리의 주변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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