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성당 게시판

보수와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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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순 [bejoyful] 쪽지 캡슐

2000-02-28 ㅣ No.1402

보수와 진보(죄송합니다. 옮겨 적어 놓은 글인데 출처를 잊었거든요, 아마 우리교육이라는 교육지였던 것 같은데...흠...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 당하면 어쩌지요.........-.-;)

 

 

버스가 갑자가 멈추어 섰습니다. 기사가 몇 번인가 시동을 걸어 보았지만 허사였습니다. 다들 난감한 표정을 짓는데, 한 아저씨가 "내려서 밀어 봅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아저씨를 따라 몇 사람이 내려 차를 밀었지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다시 몇 사람이 내려서 차를 밀었고 그때서야 차는 움직였습니다.

 

저는 내려야 한다는 의무감과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익 그리고 쑥스러움(뒷자리에서 일어나 사람 사이를 헤치고 나가는 것은 저에게는 참 힘든 일입니다.)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며 앉아 있었고, 그렇게 머뭇거리는 사이에 사태는 수습되었습니다.

 

손을 털며 버스에 오르는 사람들을 보며 얼굴이 화끈거렸고, 몸과 마음의 둔함을 한탄했습니다. 저는 거기서 보수와 진보가 극명하게 나뉘는 것을 보았습니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모두 서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서 있던 사람들이 모두 ’선의’를 가진 것은 아닐지 모릅니다. 그들 중에서는 문 가까이 서 있다 체면 때문에 내린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앉아 있던 사람들이 모두 이기적이라고도 말하기 어렵습니다.

 

’선의’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저보다 훨씬 쑥스러움을 타서 움직이지 못한 사람도 있었을테니까요,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상황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앉아 있던 사람들이 ’선의’를 가지고 있었다 해도, 차에서 내리려면 서 있던 사람들보다 ’많이’ 생각해야 했고 ’많이’ 움직여야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보수성’의 근원이 아니겠습니까?

 

내가 서 있는지 앉아 있는지 자주 살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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