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수녀원에서 온 핀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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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형 [PETER208] 쪽지 캡슐

1999-05-10 ㅣ No.658

***수녀님께서 직접 보내신 편지인데 혼자보기 아까버서 올림니다.***

   물론 이 글의 copy라이타는 very most higly pretty한 수녀님께 있습니다.

 

 

검불에도 향기가 있다

 

풀잎은 왜 나는 지천에 널려 있는 평범한 존재냐고 투정하지 않았다.

풀잎은 왜 나한테는 꽃을 얹어주지 않았느냐고 불평하지 않았다.

해가 뜨면 사라져 버리기는 하였지만 이슬방울 목걸이에 감사하였다.

때로는 길 잃은 어린 풀무치의 여인숙이 되어 주는 것에 만족하였다.

 

 

가을이 오자 풀잎은 노오랗게 시들었다.

그리고 실낱같은 미미한 바람에도 이리저리 날리는 신세가 되었다.

검불이 된 풀잎은 기도하였다.

"비록 힘 한낱 없는 저입니다만 아직 쓰일데가 있으면 쓰여지게 하소서."

 

어느날 산새가 날아와서 검불을 물어갔다.

산새는 물어 간 검불을 둥지를 짓는데 썼다.

그리고 거기에 알을 낳았다.

산바람이 흐르면서 검불의 향기를 실어갔다.

무 지 개 에 까 지....

 

 

소박한 시속에 담긴 내용이 마음에 들어 함께 나누고 싶었는데

마음의 여유라는 것이 없어 예수님과 사랑을 나눌 시간을 줄이면서

졸린 눈을 부벼가며 띄워유!

 

오늘 하루도 기쁨,사랑,평화속에서  지내시길.....

 

추신: 수녀님 이 보잘것없는? 검불 오늘도 사무실에서 열씸히

      일하겠사옵니다. 가시방석이 꽃자리라고요. 엥.......

      오늘도 감사할 것이 많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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