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성당 게시판

너에게 들려 주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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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선정 [tina.sj] 쪽지 캡슐

2000-03-07 ㅣ No.1533

어느날 저녁

내 아내가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데

우리의 어린 아들이 부엌으로 와서 엄마에게

자기가 쓴 글을 내밀었다.

아내는 앞치마에 손을 닦은 다음에 그것을 읽었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잔디깎은 값 5달러. 이번주에 내방 청소한 값 1달러.

거기에 엄마 신부름 다녀온 값 50센트.

엄마가 시장 간 사이에 동생 봐준 값 25센트.

쓰레기 내다 버린 값 1달러. 숙제를 잘한 값 5달러.

마당을 청소하고 빗자루질을 한 값 2달러.

전부 합쳐서 14달러 75센트.

아내는 기대에 차서 바라보는 아들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는 아내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는지 알 수 있었다.

이윽고 아내는 연필을 가져와 아들이 쓴

종이 뒷면에 이렇게 적었다.

너를 내 뱃속에 열달동안 데리고 다닌 값 무료.

네가 아플때 밤을 세워가며 간호하고 널 위해 기도한 값 무료.

너 때문에

지금까지 여러 해 동안 힘들어 하고 눈물 흘린 값

전부 무로.

이 모든 것 말고도 너에 대한 내 사랑은 무료.

너 때문에 불안으로 지샌 수많은 밤들과

너에 대해 끝없이 염려해야 했던 시간들도 모두 무료.

장난감, 음식, 옷 그리고 심지어 네 코를 풀어 준 것까지도

전부 무료.

이 모든 것 말고도 너에 대한 내 진정한 사랑은 무료.

아들은 엄마가 쓴 글을 다 읽고 나더니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사랑해요!"

그러더니 아들은 연필을 들어 큰 글씨로 이렇게 썼다.

"전부 다 지불되었음!"

 

M. 아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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