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교회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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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란 [netran] 쪽지 캡슐

2008-10-09 ㅣ No.8611

오랜만에 자유토론실에 왔습니다.
이념에 관한 경직된 싸움이 싫고.. 다른 일도 바빠서 8월에 떠났다 10월에 다시 왔습니다.
광우병 관련 촛불 집회에 대한 논쟁들은 한물 갔고... 정구사 문제도 철이 지난 느낌입니다.
 
보수논객들은 보이지 않고.. 진보논객들 또한 많이 안 보이시네요.
글들을 살펴 보니 비정규직문제, 오체투지, 이명박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글들이 이제 주류군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다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어디 있을까요.
억울하다 분하다 원통하다 외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없는 게 세상인가 보네요.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게 그래도 경쟁을 통한 시장과 선거라고 믿으며 사는 제게는
그저 모든 게 안타깝습니다.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비즈니스와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는 정치는
현실적으로 설 곳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경쟁은 대부분의 경우 제로섬 게임입니다.
성공의 화려함의 뒤켠에는 그래서 실패의 초라한 슬픔이 깔려있게 마련이지요.
복지정책이 제 아무리 잘 되어 있는 국가에서도 누군가는 실패의 슬픔을 겪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라고 반드시 행복하지도 않습니다.
 
이상하게도 가족을 잃은 것 같은 슬픔을 많은 이들에게 남기고 떠난 최진실씨도
이혼의 아픔이 있었다고는 해도 역시 성공한 연기자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불행했습니다.
스스로 생명을 끊은 다른 많은 이들도 성공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성공이니 인기니 하는 거품 속에는 남 모르는 허공이 상상 외로 큰가 봅니다.
 
그래서 성공이나 실패를 뛰어 넘는 교회가 존재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겉모습에 속지 않고 그래서 겉을 보지 않는 예수님이 다스리시는 교회가 있어야 합니다.
 
가난 가난하지만 가진 게 없다고 마음이 가난한 것은 아닙니다.
가난한 이들 중에서도 마음 안에 빈터가 없는 사람들도 많고
부자들 중에도 마음 안이 텅 빈 사람도 많습니다. 
 
예수께서는 마음이 가난한 이들에게 천국을 약속하셨습니다.
부자라도 오만하거나 탐욕스럽지 않고.. 가난해도 비굴하거나 질투하지 않는 이들...
천국은 그들의 것이니.. 그들은 교회 안에서도 예수님을 만날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세상의 경쟁과 달리 포지티브 섬 게임입니다.
누군가가 더 받는다고 내 몫이 손상되는 게 아니고 나까지 축복을 나눠가지게 됩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나라가 선포되는 곳이고 실현되는 곳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외견 상 있는 이들의 편에 서서도 안되고.. 없는 이들의 편에 서서도 안됩니다.
가난이 선이 아니듯 부유가 악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풍요롭든 가난하든.... 하느님의 평화와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교회가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누가 보잘 것 없는 세상 재물에 연연하겠습니까.
세상을 뛰어 넘어야만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집니다.
 
세상 일은 세상 사람들이 잘 합니다.
치고 박고 싸우며 난리치며 제 몫 챙기기는 누구든지 잘 합니다.
 
교회가 싸움은 줄이고 사랑은 늘리는 일에 더욱 충실해지면 좋겠습니다.
사제도 평신도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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