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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감수하며 함께 망하는게 좋은 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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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cmf005k] 쪽지 캡슐

2008-10-07 ㅣ No.8602

목포 가톨릭 병원 어떻게 되었는지 아시지요?
 
구글을 통해서 자료를 찾아봤는데, 순전히 노동계의 자료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크리스천투데이(개신교 신문)의 기사 링크를 따왔습니다.
  
 기사에서는 "외환위기의 여파와 경영미숙이 겹친데다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단행하려던 구조조정이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폐업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하는데, 노동계의 자료에는 "외환위기의 여파", "경영미숙", "누적적자 해소"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만 있습니다.
 
결국은 폐업했지요. 그 폐업을 두고서 노동계는 또 이렇게 이야기했더군요. "가톨릭 병원 폐업은 여전히 의혹"
 그 기사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주그룹의 3백억 헌납으로 성당 신축 소식이 알려지자 농성중인 가톨릭병원 노조는 할말을 잃었다. 긍정적으로 헌납 소식만을 의미있게 다루던 언론들의 반응과는 달랐다.
노조의 이정화 지부장은 “들어와도 병원이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성당이라니 당황스러워서 딱히 해줄 말이 없다”면서 “노조와 시민사회단체에서 내부논의를 거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여러분은 한 번 불에 데인 손으로 똑같이 불에 데일 짓을 하십니까? 아무리 환경이 그렇고 그랬다치더라도 한 번 봉변을 당한 길로 가는 것은 꺼림칙하지요.
 
"가톨릭병원은 자산이 190억원이나 퇴직금을 비롯한 부채가 230억원에 이르고 있다."
불과 2년 사이에 그렇게 된 것이지요. 그 전부터 빚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2년 사이에 빚이 230억원이 되었습니다.
병원부지는 매각되었고, 대주그룹도 300억원을 헌납했다. 그래서?
그 돈으로 2년 = 230억원이니 돈이 더 많으면 조금은 더 버틸 수는 있겠다 싶어서, 또 불에 데일 짓을 한답니까?
그냥 밑빠진 독에 물붓는 짓을 누가 합니까?
 
... 이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목포에서 말이지요.
 
같은 가톨릭이라도 CMC계열과 교구에서 운영하는 계열은 조금 다릅니다만, 어쨌든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냥 모르는 척 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결국 그 모르는 척 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사태를 불러온 것이라고 봅니다.
노동계의 주장이 무조건 신빙성이 없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비정규직도 먹고 살아야지요.
하지만 노동계의 주장은 어찌보면 고용주보다도 더 자기들 밖에 모릅니다.
고용주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자기 이익만 챙길려고 합니다.
 
지금 시대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시대와는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열악한 조건의 노조활동에 대해서는 민노당도 민노총도 고려를 해 보는 것이겠지만,
노동자가 무조건 약자인 시대가 아닙니다.
노동조합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총은 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장기간 병원이 폐업할 때까지 농성을 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에 대해 병원도 물론 힘을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목포에서 보았듯이 더 이상의 이익이 없을 것 같다면, 이미 그 당시에는 이익이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 힘을 거둘 수 밖에 없지요.
기업은 밑빠지 독에 물을 붓지 않습니다. 사회복지기관이라면 무대뽀로 해 볼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그 힘들이 맞부딛힐 때, 아무런 해결도 나지 않습니다.
 
강남성모병원 사태에 있어서 누가 약자입니까?
환자들이 약자입니다.
온전한 환경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만 약자가 됩니다.
이전에는 그들이 파업이나 농성에 공감하였습니다.
이제는 그들이 노동계의 움직임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비정규직이라고 하더라도 배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고급 인력이지요.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먹고 살게 있으니까 일하지도 않고 저렇게 농성할 수 있는 것이겠지..."
정말 없는 사람들은 농성할 힘도 없고 시간도 없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을 안 좋은 여건에 놓게 하지 않기 위해 병원은 농성자들의 말을 다 들어줍니까?
환자들을 인질로 잡고 농성하는 이들에게 병원은 그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막 대하게 됩니다.
어쩌면 병원도 환자들을 별로 잘 생각하지는 않을지도 모릅니다만, 그래도 설비나 침대수를 늘리고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병원의 입장에서 직접적인 이익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출이 더 많지요. 하지만 그런 일들을 합니다.
그렇게 보면 노동조합은 환자들을 위해 무엇을 합니까?
오히려 이런 사태를 만들고서도 당연히 이해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보면 이해를 받고 있다는 입장에서 무엇이든지 하시지요?
목포에서도 그랬듯이 말입니다.
 
원만한 해결을 바란다면 이해받기 보다는 먼저 이해를 하십시오.
더 이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환자들을 인질로 잡을 생각하지 말고
동정표를 끌어모을 생각말고 진솔한 마음으로 나서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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