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칭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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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웅 [sewoongoh] 쪽지 캡슐

1999-03-11 ㅣ No.279

아래의 글은 오늘(3/11)자 경향신문에 실린 내용으로 공감이 가기에 게재 합니다. 남을 칭찬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높이는 것이고 지금처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처방이 아닐까요---- ..........................................................................................................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 얼마 전부터 「칭찬합시다」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다. 어떤 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나면 다시 다른 사람에게 바통을 넘기는 「칭찬 이어달리기」 프로그램이다. 시청자 반응이 좋아서인지 비슷한 프로그램이 방송사별로 늘고 있어 어려운 세태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너나할 것 없이 살기 힘든 세상이고, 각박한 세상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어서 마음이 흐뭇하다. 더욱 놀라운 일은 칭찬을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난 이제껏 칭찬받을 일 한 적 없는데요』 하고 말한다는 사실이다. 그저 사람노릇을 하려 했을 따름이지 별일 아니라는 식이다. 내 눈으로 보면 하나같이 다 너무도 훌륭한 일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인데 말이다. 나는 「칭찬합시다」를 보면서 문득 예수님 말씀을 떠올리게 된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나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을 「칭찬」하는 데 너무나도 인색하다. 막말로 해서 칭찬하는 데 돈 한푼 안드는데 왜 그렇게 칭찬하고 격려하는 일에 인색한지 모르겠다. 70 가깝도록 살면서 꽤 여러나라를 다녀보았는데 우리나라처럼 무뚝뚝한 사람들은 보기가 힘들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40여년 동안 우리 국민들은 거의 일하는 기계처럼 살아왔다. 「경제성장」 「선진국 도약」 등의 기치 아래 정신적인 가치는 거의 배제된 채 경제동물 수준의 삶을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가운데 남을 살피고, 격려하고, 칭찬하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경제발전의 기적을 이룩했다는 자신감 뒤에 도둑처럼 찾아온 IMF는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어리석게 살아왔는가를 돌이키게 하는 가늠자라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고 본다. 비로소 이제 우리는 물질만능의 가치보다 더 귀중한, 사람사는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21세기를 목전에 둔 이때 IMF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점이다. 한마디로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인 셈이다. 이런 시기에 우리 국민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것은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내생각에 「칭찬」은 우리 사회의 도덕성과 가치관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시너지(synergy)라고 본다. 그렇다면 시너지의 본질은 무엇인가.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즉 그 차이점을 존중하고, 강점을 활용하고, 나아가 약점에 대해 서로 보완하는 데서 시너지는 나온다. 그렇다. 차이점을 인정하고 존중하지 못하면 결코 칭찬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다. 부모와 자녀간에, 그리고 선생과 제자간에 가장 큰 벽은 세월과 환경이라는 벽이다. 그 벽이 결국 생각의 차이, 인생관의 차이 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칭찬을 받아본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안다. 그것이 때로는 낯 간지럽고, 입에 발린 소리이고, 아부성 발언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두고두고 마음에 흐뭇함이 샘솟아 하루가 즐겁고, 1주일이 상쾌하고, 때로는 두고두고 격려가 된다. 칭찬은 삶의 소중한 활력소다. 작은 칭찬들이 가정으로부터 시작해서 이웃과 이웃을 돌아 시너지가 되어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할 것이다. 우리 서로 『칭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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