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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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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셉 [jioseph] 쪽지 캡슐

2000-03-21 ㅣ No.881

    사순 제2주간 화요일

     

     

    오늘 요셉축일 자축 북한산 등반을 하고 왔습니다.  너무 너무 좋았습니다. 하하

    칼바위 능선을 타던 중,  바위에 손가락을 살짝,  정말 조금, 베었습니다.

    "아야!"  순간 불쾌한 기분이 제 안에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어서, 힘이 있어서 씩씩하게 산을 오르고 있지만,  그 기스같은 작은 상처에도 아파하고 불쾌해하는 나는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인들을 두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본받지 말아라."

    신자분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 가장 빈번히 표현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상처'입니다. "나 누구에게 상처받았어." ......

    그래서 실망했고,  함께 하기 싫고,  심지어 신앙이 흔들린다는 말씀들을 하십니다.  

    물론 어떤 이가 공동체에 모범이 된다는 것은 다른 이들에게 많은 힘을 줍니다.  하지만 우리는 나약한 인간입니다.

     사실 우리는 상처받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드려야 합니다.  우리는 상처를 통해서 우리가 집착하고 있는 나 자신의 굴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상처는 바로 우리의 집착을 누군가 건드렸을 때 생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집착이 없으면 상처받을 일이 있겠습니까?  그러한 상처는 우리를 겸손하게 합니다.  이러한 작은 일에도 자유롭지 못한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은 궁극적으로 나와 하느님과의 관계이지,  다른 누군가가 개입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이들을 통해 나의 부족한, 자유롭지 못한 점들을 발견하게 되고 하느님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진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진리를 누리며 사는 데 부족한 나의 한계를 남 탓으로 돌리지 맙시다. 그것은 스스로 기만하는 것과 같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공동체에 힘이 되어 줄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도하고 노력합시다. ^^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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