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게시판

생전에 당신과 함께한 3분이 가슴에 사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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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수 [jmskt1] 쪽지 캡슐

2009-02-21 ㅣ No.950

추기경님, 병환 중 몇번의 고비를 넘기시고도 강건한 보습을 보여주시며 저희를 감동케 하시더니 급기야 주님 곁으로 떠나셨군요. 주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에게 죽음은 부활의 희망이라고 하지만 큰 스승을 잃은 슬픔만은 어쩔수가 없나 봅니다.

 늘 인자하신 미소로 범인(凡人)들을 품어 주시고, 권력자들의 잘못을 호되게 꾸짖어 주시며 한 세기 뒤안길의 슬픔과 고통을 몸소 겪으시고 사랑을 실천하신 추기경님, 

 님께서 떠나신 이 시간, 제게 남겨주신 말씀 "3분은 참 긴 시간입니다."라는 말씀이 이리 가슴에 사무칩니다.

 

 지난 1981년 9월(컬러 사진 현상 일자 기준), 추기경님께서는 견진성사를 집전해 주시기 위해 서울 홍제동 본당을 방문하셨습니다. 그날 저희 막내 동생이 견진성사를 받는 날 이었죠. 아직 결혼은 못하고 동거 중이었던  아내(율리안나)와 견진을 축하해 주고 또, 우리 본당에 오시는 추기경님을 먼 발치에서라도 뵈어야 하겠다며 견진성사 미사에 참석하였지요.

 

 견진성사가 끝나고 본당 앞 마당은 그야 말로 문전성시였죠. 추기경님과 어떻게 하면 상면 할 수 있나 서로 경쟁을 하다보니 한 걸음 내 걷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손 카메라를 들고 인파를 뚫고 경호원의 제지마저 뿌리치며 추기경님께 다가 갔습니다.

 손 카메라를 얼른 앞에 있는 형제님에게 드리고는 추기경님께 간청 드렸지요.

 "추기경님, 제게 3분만 내어 주십시요." 저의 간청에 추기경님께서는 미소를 머금으시며 "형제님, 3분은 참 긴 시간입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후, 추기경님의 "3분에 대한 정의"는 늘 제 가슴에 남아있고 추기경님과의 추억 속에 영원한 에피소드로 남게 되었습니다.

 추기경님, 님께서 떠나가신 이 밤에 제게 남기신 "3분이란 참 긴 시간"이라는 말씀이 이리도 가슴을 에입니다.

 추기경님, 부디 주님 품안에서 편히 쉬소서. 새 세상에서 영생을 얻으시고 저희가 님께서 실천하신 시랑을 본 받아 그리 따라 살게 하소서.

 추기경님, 사랑합니다...

  추기경님을 떠나 보내며, 큰 스승을 잃은 허전한 마음으로...

                                                      정명수 바오로 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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