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6월 1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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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6-01 ㅣ No.88

5월 31일(월)

00:30 - 지하철 노조 천막농성장을 찾았다.

      민주노총, 의료노조, 공공연맹, 금속연맹, 지하철 등, 현재 농성중인 모든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서로 한마디씩 돌아가며 소감과 투쟁의 성과등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모두 반갑게 환영해 주었다. 한마디 부탁을 하기에 어제의 신자들

      항의 시위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하고 성당의 여러 어려운 점들을 설명했다. 그리고는

      "철의 노동자" 노래를 부탁했다. 모두들 열심히 불러주었다. 참 고마왔다. 동지아닌

      동지로 받아준 그들의 성의가 고맙다.

 

6월 1일(화)

10:00 - 민노총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아직 기자회견문을 입수하지 못해 올리지 못함을 양해 바랍니다.

 

12:30 - 중부서 형사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그동안 지내왔던 일들에 대해 물었다.

      푸른학교 경기지부 사람들이 경기도 경찰서에서 파견나와 있는 형사들과 만나게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주선해 주었단다. 그리고는 그들을 위로했단다. 따지고 보면

      형사들도 동지아닌 동지들이다. 서로의 입장이되서 위로도 해주고 일처리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그들을 돕는 모습에서 민중의 지팡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경찰의 날에 이들을 추천해서 참 좋은 경찰관 상을 받게 해주고 싶다.

 

14:00 - 향린교회를 방문했다.

      홍근수 목사님이 유럽에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유럽여행에 대해서 묻고 안부를 물었다.

      목사님도 놀라는 눈치다. 명동의 신부가 이곳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반갑게

      맞아주고, 그곳 부목사님 2분까지 소개해 주었다. 민주화에 대해, 지금의 처지와 명동

      성당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도 들었다. 노목사님의 열정도 대단하다는 생각이들었다.

        본론으로 들어가 천막을 걷어달라고 요청했다.

      한총련은 제7기 출범식도 치루었고, 곧 기말고사도 시작되고, 현재 천막도 비어 있으니

      인권공대위가 철수하면서 함께 걷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당 계단공사도

      한쪽이 마무리 되었으니 마저 한쪽도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해 주었다. 6월에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니 그전에 공사를 마무리해야 하고, 또 인권공대위나 한총련이

      8.15 범민족 대회를 준비하고 있으니 또 이곳으로 오지 않겠는가? 6월 안으로 공사를

      끝내야 7월부터 준비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지금 한총련 천막은 노숙자들의 숙소가 되어 버렸다. 오늘 새벽에는 쓰레기 문제로

      거구실업이라는 청소대행 업체 미화원과 노숙자 사이에 난투극까지 일어났다. 문제는

      다른 천막의 쓰레기를 한총련 천막 앞에다 쌓아두자 노숙자가 또 다시 앞으로 밀어

      냈고, 미화원들이 쓰레기 봉투에 담겨지지 않은 쓰레기를 다시 한총련 천막 앞으로

      밀어 놓자 노숙자 한 사람이 "청소원 주제에 할일도 안한다"고 쏘아 붙였고, 이 말을

      들은 미화원이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며 노숙자를 흠씬 두들겨 팼던 것이다. 이거 참!

        홍목사님은 "잘 알아들었다고 말하며 16:00에 인권공대위 회의가 있으니, 성당측에

      요구하는 사항들을 설명하고 그대로 해주겠다"고 말했다.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15:00 - 지하철 노조 부위원장의 전화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위원장과 함께 인사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앵- 이 뭔소린가?

      석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찾아왔다. 그동안 여러가지로 폐를 끼처 미안하고, 그동안

      많은 배려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한다. 내일 10:00를 기해 민노총, 공공연맹, 지하철이

      경찰에 자진출두 하기로 결정했단다. 어제의 자리가 해산식이었다는 것이다.

        "시원하고도 섭섭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내일 도와줄 일이 없느냐고 묻자, 더 이상

      귀찮게 해 드리지 않겠다며 웃는다. 석방되고 다시 찾아와 소주 한잔 하자고 말한다.

      얼마든지 환영한다고 말하고 악수를 나누고 헤어졌다. 또 바닥이며 여러 곳의 피해를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작은 정성이라며 금일봉 봉투를 주고 간다.

 

        허-참!

      하느님! 뭔 일이 이렇게 풀립니까? 오늘은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군요.

      다 하느님의 덕분이지만 홍목사님도, 노조원들도, 그동안 그렇게 막막하더니

      이렇게 한 순간에 일이 풀려 버리내요. 감사합니다.

      이번 일들을 통해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고, 친분도 갖게 되었고, 사람에 대한

      믿음도 더 굳어지고.......  

        암든 하느님!

      이번일을 통해 저에게 많은 선물을 주신 당신께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그리고 하느님!

      이제 남은 금속연맹과 현대중기, 푸른교실 사람들과도 일이 잘 되도록 이끌어 주셔야

      해요. 전 당신만 믿습니다. 히----(^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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