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주교님, 제발 청와대에 아침밥 드시러 가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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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영 [tspz] 쪽지 캡슐

2008-06-07 ㅣ No.4879

    전국이 뒤숭숭합니다. 쇠고기 파문에서 시작된 국민의 분노는 이제 대통령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대통령께서 퇴진하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20여년을 냉담해온 신자아닌 신자로서 주교님의 불참석을 종용할 권리는 더욱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틀간의 청와대 원로 초청 조찬과 신문의 보도 태도를 보면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시절의 종교 지도자와의 만찬과 달라진 점이 하나도 없습니다. 어느 분이 초청될 지 몰라 주교님이라고 했습니다만 지금 국민들의 속 마음을 그대로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으십니까? 아니면 먼저 분들처럼 대충 겉만 핥다가 적당한 덕담으로 마무리하고 이를 쑤시며 청와대를 나오시면서 '원로'로 초청받은 것을 자랑스러워 하시겠습니까? 국민이 걱정하는 건 '쇠고기'도 아니고, '강부자'도 아니고, '오만'과 '독선'입니다.
 
   저는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인간의 세 가지 유형을 이야기 하곤 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바로 '똑똑한 지도자'입니다. 자신이 가장 잘 나고 자신이 가장 옳다고 믿는 사람은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남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은 '포용'하고 '배려' 하는  것이 아니라, '항복'하는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도자는 '내 판단'이 옳기 때문에 , 모든 '비방'을 뚫고  나갈 때,먼 훗날의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 있으며, '무식'한 백성들의 '아우성'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오죽해야 '내 판단이 틀리다면 먼 훗날 내 무덤에 침을 뱉아라' 는 말을 밥먹듯이 뱉으면서 18년동안 철권을 휘두른 독재자도 있지 않았습니까?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찬 사람은 자신의 '오만과 독선'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행운으로 이루어진 성과마저도 자신의 우월성의 결과라고 착각하고 더욱 교만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 사람은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아니, 금칠을 하는 말만 들리고 '비판'과 '충고'는 '비난'으로 드릴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가난한 복장으로 가장 위대한 일(구원)을 하셨습니다. 이제 그의 제자들 중 일부가  명예를 좆는다하여 신부님들께서도 그렇게 하시기에는 '가톨릭'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습니까? 주님께서는 언제나 힘 없는 자의 편에 서셨습니다. 그리고 한마디만 하시면 살 수 있으셨지만 십자가의 죽음을 택하셨습니다. 주님의 하신 일은 '기록'으로 남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한결같은 '되새김'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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