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5월 29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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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5-29 ㅣ No.87

        그동안은 계단공사와 그 밖의 여러 일들에 신경을 쓰다보니 천막농성단들과

      만날 시간이 없었고, 별다른 진전도 없이 시간이 흘렀다.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면

      26일(수)부터 전경들이 추가 배치되어 검문이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알고보니,

      앞으로 있을 28, 29, 30일 한총련 제7기 출범식에 참석키 위해 26일부터 상경하는

      한총련 소속 학생들의 숙소를 마련하려고, 한총련 소속 사수대 500여명이 명동성당을

      거점으로 삼는다"는 한총련의 PC 통신에 올린 글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무런 일도 없었다. 다만 전경들과 명동성당을 찾는 신자들과

      시민들 사이에 아무런 마찰도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도 몇 번이나 검문에 걸려

      항의도 했기 때문이다.

        난 왜 그럴까? 머리가 길어서 일까? 아님, 혹 얼굴이...? 그래도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검문은 불법인데...

 

19:30 - 5월 신심행사인 "성모의 밤"이 성모동산에서 열렸다.

      700여명의 신자들이 모여 기도를 드렸다. 아름다운 성모의 밤이었다.

      지하철 노조원들이 성모동산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인 후 8일만에 철수하고,

      천막을 친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바닥청소며 타일, 전기등 수리를 마치고, 꼭

      한달만에 일린 신심행사 였다.

 

        감회가 새롭고 만감이 교차되는 기분이다.

      성모님! 참 더디죠? 시대의 변화는 느껴지는데 우리의 바램은 여전히 거북이

      걸음입니다. 우리나라와 국민들 모두를 돌보아 주세요.

      성모님! 너무 바쁘시죠? 세상 모든 곳의 불의한 일들, 억울한 이들, 여러가지

      이유로 성모님을 찾는 사람들이 많을테니까요.

      이 아름다운 밤처럼 세상 모든 곳에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21:00 - "성모의 밤" 신심행사를 마친 신자들이 피켓을 들고 성가를 부르며 각 농성천막을

      돌며 시위를 벌였다. "공사를 하게 해 달라! 노약자와 장애인들도 사랑 받고, 보호

      받을 권리가 있다. 학생들은 학원으로 돌아가 공부에 전념하라! 나라의 미래를 위해

      학원으로 돌아가라. 이곳은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성전이다. 기도를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달라." 등의 피켓이 보인다.

        성가의 선창에 따라 성가를 부르고, 사목위원들이 이제 돌아가 달라는 말을 전한다.

      급기야 고성도 오간다. 유덕상 민노총 부위원장의 소리도 들린다. "여기서 시위하지    

      말고 청와대로 가라." "당신들이 청와대로 가야지 왜 우리가 가야 하느냐"는 항의에

      비서인듯한 젊은이가 "높은 사람한테 당신이 뭐냐"고 대드는 소리도 들린다. 금속

      연맹 천막에서는 한 젊은가 "난 수배를 당한 사람이다."고 소리를 치며 대들고,

      흥분한 신자 아주머니와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가서 말려야 할까? 조금만 참자. 그동안 여러번 신자들이 나서겠다는 것을 자제

      시켜왔으니 오늘은 벌어진 일, 그동안 못다한 말이라도 실컷 하도록 나두자. 더 이상

      큰 불상사는 없겠지. 신자들에 대한 양식을 믿어보자.

        30여분간의 시위는 이렇게 끝이났다.

 

        하느님!

      더 이상의 감정 싸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저들도 피해자요, 신자들도 피해자 입니다. 인내심이 서로에게 필요한 때입니다.

      지치고 힘들 때, 인내심을 발휘하며 지혜롭게 이 문제들이 해결되도록 이끌어 주세요.

      월요일은 각 천막의 대표들을 만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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