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돼지의 맑은 두 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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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환 [theophile] 쪽지 캡슐

1999-03-29 ㅣ No.308

 세상의 모든 것에는 하느님의 지문이 찍혀있다.  

 

모든 예술품은 하느님을 찬미하고 하느님께 영광을 돌린다. 하늘의 별들이 그러하듯. 따라서 모든 진정한 예술은 어떤 의미에서 하나의 기도이다. 그리고 예술품은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하여 특별히 종교적이 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모든 예술은 근본에 있어 종교적 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거룩하심은 삼라만상 가운데, 심지어 돼지의 맑은 두 눈에서도 드러난다.

 

모든 것은 본질상 깨끗하고 순결한 것이니, 폐결핵 환자의 침도 카리브해의 맑은 바닷물만큼 깨끗하다. 두루미나 벌레들이나 깨끗하고 순결하기는 마찬가지다. 모든 물질은 투명하고 성스러우니, 모든 것이 하느님의 손에서 생겨난 때문이다. 오직 죄만을 빼고는 모든 것이 순결하다.

 

 풍경은 순결하다. 혼란스러운 욕망과 욕구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짐승은 순결하다. 자만심이나 욕정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성인 군자가 될 때, 즉 혼란스러운 욕망과 욕구, 자만심과 욕정을 모두 끊어버렸을 때, 그의 평온한 영혼은 숲처럼, 호수처럼, 벌레나 두루미처럼 순결해진다.

 

 한마리의 짐승 또는 한 그루의 나무는 하느님의 마음속에 있는 어떤 생각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며, 하느님이 전하고 싶은 말을 모자람이나 지나침이 없이 명명백백히 그대로 전달하는 하나의 말씀이다. 만물은 나름대로 하느님께 대한 완전한 순명을 표현한다. 그리고 모든 것은 하느님이 원하시는 바를 자신 속에서 뚜렷이 드러낸다. 예언자가 말했듯이 하늘에 있는 모든 별들은 "우리가 여기 있나이다"하고 대답하는 것이다.

 

 * 조금 오래된 책이지만 "침묵 속에 떠오르는 소리"라는 묵상서가 있읍니다(분도 출판사). 요즘 갑자기 이 책 생각이 나더군요. 몇가지 내용들을 가끔씩 올려놓을 생각입니다. 다시 주목받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저자 에르네스토 까르데날은 시인이자 혁명가 였고 나중에 사제가 되어 수도승이자 영성가로서 생활하였고 마침내 남미의 가난한 사람들사이로 투신한 실천가 이기도 합니다. 밤에 접속해서 한마디씩 씹어 생각하면 큰 깨달음 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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