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성당 게시판
울 줄만 알았더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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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들어 푸른잎이 풍성해지며 가로수와 남산이 제 모습을 찾았다. 그 5월도 다 지날무렵, 용암천 약수터 뒷길을 산책하다보면 생기 넘치는 숲에서 뿜어 나오는 싱싱한 풀내음,쫄쫄 흐르는 물소리, 고요함, 때론 알 수 없는 새소리,등이 마음을 한결 부드럽게 해준다. 아아아아아~~ 이이이이이~~ 발성 연습 한답시고 소리를 질러 보고는 혹, "누가 듣는사람 없나" 주위를 둘러보며 불안한 마음으로 확인한다. 창피 하기도 하거니와 나를 아는 누군가가 들으면 해방촌 성가대 전체가 평가절하 될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아아아아아~~ 이이이이이~~~ 또 한번 해 보고 또 돌아보고, 그래놓고는 저 혼자 실소한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글라라 자매님이나 구 바오로, 정 요셉 이 이 모양새를 봤다가는 또 다른 놀림의 대상이 될 것 이다. 이 웬수 들은 걸핏하면 "총각이 뭐 알아?" 총각이 뭘 알아야지." 를 연발 하고 가브리엘 형님은 "야! 얘들 하고 놀지마! 결혼 안했으면 얘들 이지." 이 소리를 들으면 별로 반격도 못하고 "그럼 신부님도 얘들이네. 수녀님,수사님, 교황님도," "암, 얘들 이지." 예수님 께서야 "원수를 사랑하라" 하시지만,이 웬수님들께 우찌 복술 할꼬...... 그러던중 정 요셉에게 먼저 기회가 왔다. 그날도 정 요셉은 "총각이 뭘 알아야지"를 몇번인가 들먹였는데, 이 말은 대화의 주제가 주로 부부들, 또는 가정에 관해서 일 때 저들이 18번 처럼 내게 써 먹는 말이다. 마침 세레나 씨(정 요셉 부인)도 같이 했고 막달레나, 장 프란치스코도 같이 있었는데, 우리는 맥주 500cc 짜리 하나씩 놓고 이런저런 얘기 들로 즐거운 시간 갖고 있었다. "형! 이제 안주 그만 좀 먹어라. 술 안 먹는 사람이 안주는...." 그리고는 재밌다는 듯 낄낄 거린다. "아이고야, 이 웬수는 먹는데는 꼭 따라 다니면서 속 썩이네." "아니! 세레나 씨! 이 사람 어디가 좋아서 결혼 했소. 속 만 썩일텐데. 같은 신앙을 가지고 서로 믿고 서로를 잘 알다보니 우리는 만나면 농담을 하고 아옹다옹 싸우기도 하는데 하느님 품 안에서의 같은 형제라는 생각에 지나치다 싶은 경우가 있을 때 라도 신앙으로 풀어가며 이해의 폭 을 넓혀간다. (시간이 없음. 여기까지 1편.2편은 내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