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성당 게시판

[생각] 영어미사를 통해 바라본 한국과 의태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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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태 [euitae] 쪽지 캡슐

2000-04-29 ㅣ No.1104

  후후. 아래 본당에서 색다른 미사를 자처하고 시행하는 영어 미사가 우리 성당

 

에서는 brand old인데.. 아마 우리 성당의 내력을 잘 모르고 하는 말 같은데요.

 

오..우리 성당에서 영어 미사를 한 적 있냐구요? 후후. 저희가 자료를 다른 성당

 

에 꽤 나눠준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배우러 오라는 말에 싱긋 웃음이 나는

 

걸요.

 

  현재는 영어 미사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과거에 ..그러니까 97년도에 했었죠.

 

한달에 한번 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네번에서 다섯 번 정도 했습니다. 처음

 

두번은 마침 교사중에 한명이 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며 그곳에서도 교사를 하

 

고 있는 경력의 소유자가 해설을 맡았고, 나머지 두번 정도는 제가 맡았죠. 터무

 

니 없이 부족한 솜씨였지만 나름대로 좋은 경험도 했고, 그때 얻은 자료를 여러

 

성당에 나눠주기도 했죠.

 

  아. 영어 미사를 하는것.. 좋죠. 세계화에 도움도 되고, 해외 나가서 주일날 성

 

당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약간 적응이 빨라 지겠고 말이죠. 그리고 우리 나라

 

에서 일하고 있는 해외 근로자 분들에게도 반가운 이야기이기도 하죠. 그런데..한

 

편으로는 무언가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며칠 전에 경향신문사에서 나오는 뉴스메거진을 봤어요. 그 잡지의 머릿 주제는

 

"한국..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지도 모른다.."  에 대한 것이었고, 미국에의 문화

 

적인, 아울러 사회 경제면에 이르기까지의 종속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는 글이

 

었어요. 기우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렇게 논리를 펴는 것이 나름대로

 

일리가 있더군요. 그래서 아직 못 보신 분을 위해 제가 머릿속에 정리한 내용을 간

 

단히 말씀드릴테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하 정리 내용>>

 

경제면에서 한국의 주가는 다우지수의 등락폭과 연관이 아주 깊고, 코스닥 역시 미

 

국의 나스닥 시장과 한국의 코스닥 시장은 앞의 것보다 동조 관계가 심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상관관계로 치면 0.82정도 된다고 합니다. 즉, 미국 다우지수가 1포인트

 

늘면 한국의 주가 지수는 0.82 포인트가 늘어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같은 동조 현

 

상은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 심화에서 해답을 찾고 있으며, 이는 산업과 금융 등

 

실물 경제의 미국의존도가 높아지고 경제시스템 자체가 미국화하고 있다는 데에 따른

 

것이라고 더불어 설명하더군요.

 

  문화면에서는 ’우리 말 제목과 이름은 우리나라에서 잘 통하지 않는다’ 언뜻 보기

 

에는 왜? 하다가도 이내 고개를 끄덕이는.. 여기에서는 대표적인 자료로서 가요계에

 

서 노래 순위 톱20 에 드는 제목중 8개가 영어로 쓰여진 것에 대해서 예를 들고 있

 

습니다. 영화 제목도 한글이면 괜히 촌스럽게 느끼고 외국어 제목이면 설령 의미를

 

옮기면 웃음이 터져나올 정도의 유치한 제목에도 그럴싸한 듯 바라보는 풍토에 대해

 

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문화속에 녹아든 거대한 자본경제 미국에 대한 막연한 추종

 

이 현재 문화계에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

 

  사회면에서는 최근 불고 있는 조기유학 열풍. 왜 구태여 공부 잘하는 나라 학생을

 

공부 못하는 나라로 보내어 문화 이질감을 겪게 하고 정체성을 빼앗아가는가.. 에 대

 

해 언급하고 있으며, 아울러 청담동에 자리잡은 삼각지대의 까페들. 즐기기 위한 기

 

본 요건에 ’해외 유학 필수’ 라는 것이 깔려 있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해외 유학을 가지 않더라도 돈이 무지 많거나, 아님 얼굴이 특출나게 예쁘다던

 

지 하면 예외가 있다고 하지만, 이러한 요소요소들이 ’미국화’에 대한 추종에 기인한

 

다는 것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로서 한 26살 여성을 들었는데,

 

"유학요? 여기선 유학을 갔다 와야 명함 내밀 수 있어요. 그래서 일단 갔다 오려구요"

 

유학을 미래에 기여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단지 사회적인

 

사교의 기본 요건으로만 치부하는 목표없는 유학에 대한 비판도 하고 있다.

 

.... 이하 중략

 

 

 

<< 다시 내 생각으로 돌아와서.. >>

 

 

  영어미사가 위의 경향과는 뿌리를 달리한다는 생각은 인정하지만, 요즘 세태 ( 영어를

 

제 2 모국어로 쓰자는 일본 바로 옆에 위치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 를 보고 있노라면 점

 

점 ’우리’라는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지 않느냐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마저 느끼는 것을 감

 

출 수는 없다. 더더군다나 점점 여러 면에서 어설픈 미국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몸

 

으로 접하니 이것은 글로벌화가 아닌 단지 추종에 지나지 않는 다는 생각에 " 한국은 미

 

국의 51번째 주 .. " 라는 말이 결코 그냥 웃어 넘길 문제는 아님을 다시한번 떠올리게

 

된다.

 

  국수주의자? 후후. 아니다. 옛말에 이런 속담이 있다. 좀 다른 의미로 쓸 것이지만,

 

"뱁새가 황새 다리 따라하다 다리 찢어진다" 는 말이 있다. 국토 크기와 인구 및 자본,

 

경제력을 놓고 보면 한국은 뱁새이고 미국은 황새이다. 따라서 삶의 방식 또한 뭔가 특

 

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쪽으로 발전한다는 면에서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미국..

 

많은 것을 배 울 수 있는 나라이다. 하지만, 배움의 시작은 자신을 잘 아는 기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우리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을까..이것이 반성의

 

시작이 된다.. 그것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을 때에 덧붙일 수 있는 요소를 접목시킨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다시 돌아와서.. 영어 미사.. 시도는 무척이나 어렵다. 그리고, 한달에 한번정도 밖

 

에 안하는 이상, 교육 효과( 독해력 , 듣기 능력 향상 ) 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 거주하고 있을 외국인들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또 영어미사는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미사와 다르다거나, 영어 기도문과 우리나라 기도문의 차이를 직

 

접 확인하고 영어로 된 성가 하나 정도는 알 수 있음은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 수 있

 

는 작은 요소가 된다.

 

  글이 길어지니 주제가 일관되지 못한 점 우선 사과드리며,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은 감

 

사드립니다. 그리고 본인은 영어미사에 대한 반감을 표시한 것이 아니라 영어미사는 이

 

러한 문제점들을 생각나게 하는 매개체 역할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점 말

 

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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