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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기쁨과 희망(기쁨과 희망 사목 연구원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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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섭 [TMansano] 쪽지 캡슐

2001-06-12 ㅣ No.1369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어느 교포 신자의 편지입니다.  퍼온 글입니다.

좀 길지만..... 그래도 .... 한 번 읽어 볼 만한 내용입니다.

돌곶이 마을 사제관에서 안사노 올림.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고민 끝에 찾은 가톨릭

당시 제가 반은 지나가는 말로,

"아무래도 가톨릭에 입문할까 싶다"

고 했더니,  신부님께서는

"다 같은 하느님인데 뭐"

 하시면서도 반대는 하지 않으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저는 그때 마음으로 이미 결정을 내린 터였으며,  다만 현실적으로 40년 가까이 몸담은 개신교를 떠나 가톨릭으로 개종한 것을 두고, 남 얘기 좋아하고 말 많은 이 동포사회에서 또 얼마나 많은 오해와 회자의 대상이 될 것인가와,  이전 교회에서 교우했던 많은 좋은 분들과 본의 아니게 헤어지는 고통을 감수해 하는 것이 치러야 할 과제였습니다.  그리고 행여나 어렵사리 선책한 가톨릭 교회의 현 실태가 내 생각했던 모습과 다른 것이라면 그 그땐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는데 어쩌나 하는 인간적인 고민도 없지 않았습니다.

 

 

가톨릭과 개신교,  그 차이의 만남

사실 그 동안 제가 기독교의 일반교리라고 알았던 많은 부분들이 개신교만의 교리인 경우도 많았으며 '기독교'의 한계라고 여겼던것이 개신교의 것이라는 것을 독서와 공부를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신앙의 대한 확신이 서질 않은 채 주일학교에서 교사라로서 청소년들을 가르친다던가 또는 집사로서 여러 직분을 행한다는 것이 여간 찜찜한게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대표적인 것이 내세의정화를 의미하는 '연옥' 개념이 아닌 가 싶습니다.  대소의 차이야 있겠지만 신 앞에서의 한갖 죄인일 뿐인 우리가 어떻게 기독교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천국엘 곧바로 갈 수가 있을 것이며,  아니면 영원한 지옥의 나락에서 벌만을 받는단 말입니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허여하신 이성으로 판단할 때,  과정으로서의 연옥의 부정은 이 죄악 뿐인 세상에서 내세에서의 희망으로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소망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런지요. 그리고 또 살아있는 우리가 연옥 영혼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는게 서로를 위해 얼마난 다행한 일이겠습니까?

십분 양보하여,  젊고 건강해서 아직은 죽음의 문제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을 사람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죽음이후의 문제는 제쳐놓는다고 하더라도,  제겐 또 다른 허전함이 예배 과정에 항상 존재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니 하느님께 봉헌하는 제사과정(미사)는 생략된 채,  설교라고 하는 말씀 선포의 지나친 강조입니다.  조금 과정해 표현하다면 대부분의 개신교 신자들에게 교회에 간다는 것은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서 은헤를 받는다는 것과 동일시 됩니다.  아무리 성서를 기본 텍스트로 하다 하더라도 설교의 내용은 그 목사님이 수백가지 교파 중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또 그의 지식과 교양 수준과 세계관과 관심에 따라 대단히 주관화될 위험이 상존합니다.

또 마땅히 바쳐야 할 제사와 함께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통해 분명하게 말씀하신 성찬식의 중요성은 축소된채,  1년에 두어번 그것도 상징적인 의미로 그치게 되었으니,  저와 같이 과문한 사람이 보더라도 이는 왜곡이고 거역일지언정 개혁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작년인가요,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간의 해묵은 논쟁의 하나인 의화론에 대해 양쪽이 서로 양보하여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믿음과 인간의 실천 모두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는 에큐메니칼한 여러 시도들과 함께 갈라진 형제의 하나됨을 위한 다행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공허하기 짝이 없는 '실천 없는 믿음'과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인들에게 비유하신 '회칠한 무덤'이 무슨 차이가 있겠으며,  그리스도인으로서 '믿음없는 실천'또한 맹목에 다름 아니기 때문입니다.

 

늘 첫 마음으로 성소를 찾아

저는 지난 8월 이래 예비신자로서 열심히 성당에 다니고 있습니다.  비록 조국을 멀리 떠나 이곳에서 나그네 이자 변경인으러서,  또 디아스포라로서 의롭게 살아가지만,  전에는 미처 몰랐던 성인들의 통공과 성모님의 전구는 제게 한없는 위로와 힘이 됩니다.  생각해 보면 이 모두가 하느님의 섭리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은 저같이 죄 많고 하찮은 인가도 지극히 사랑하시어 다시 돌아오게 하시고,  또 돌아온 탕자를 주님의 우리에서 거두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초발심을 잃지 않고 늘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제 하느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할 작은 도구로서 제 성소를 찾아 주님께 봉헌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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