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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 받아야 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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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호 [homess] 쪽지 캡슐

2000-01-26 ㅣ No.799

" 백혈병 딛고 ’사제의 꿈’ 이뤘어요 "

 

 

◎ 25일 서품 앞둔 원주교구 김기성 부제의 감동사연

 

 

원주교구 김기성(요한 보스코)부제. 92년에 발병한 백혈병(재생불량성 빈혈)과 사투를벌이다 ’기적’ 처럼 회생한 그는 꿈에도 그리던 사제서품식을 며칠 앞두고 있다.

 

 

그의 얼굴에는 큰 병을 앓았던 흔적 대신 태풍 뒤의 고요함이 가득하다.

 

 

그는 "건강한 모습으로 사제의 길에 들어서는 것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과 부모님의 헌신적인 희생덕분”이라며 "특히 병마에 지쳐 자포자기한 아들을 품에 안고 눈물로 기도해 주신 어머니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부제는 수원가톨릭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92년 3월 난치성 혈액질환의 일종인 재생불량성 빈혈 진단을 받았다.

 

 

유일한 치료법은 조혈모세포 이식, 하지만 일치하는 유전자가 없어 간단한 면역치료만 받고 낙향해야 했다.

 

 

도중에 접어야 했던 사제의 꿈, 가슴을 짓누른 것은 하느님에 대한 원망뿐, 마음을 잡을 수가 없었다.

 

 

방황하는 자신의 모습을 부모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다 새벽녘이 돼서야 집에 들어가곤했다.

 

 

그의 끝없는 방황에 종지부를 찍어준 사람은 어머니 김용란(53·리타)씨였다.

 

 

밤새 시내를 배회하다 새벽에 집에 들어온 그는 그때까지 뜬눈으로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를 보았다.

 

 

"어머님이 십자가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고 계시더군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어머니 품에 안겨 ’엉엉’ 소리내며 울었어요. 이 소리를 듣고 온 식구들이 잠에서 깨어 서로 부둥켜안고 울며 기도했습니다.”

 

 

그는 어머니의 품에서 눈물을 흘리며 "병이 나아 사제가 될 수만 있다면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위해 한평생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어머니의 기도에 정신을 차린 그는 "진정 당신의 도구가 되고 싶습니다”며 하느님께 매달렸다.

 

 

기도가 하늘에 닿은 것일까. 그의 몸에서 ’기적’이 일어나고 있었다.

 

 

면역치료 후 별다른 치료조차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떨어졌던 혈액 수치가 올라가는 것이었다.

 

 

주치의 김동욱(성모병원) 교수조차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변화”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공부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이 회복된 그는 94년 봄 영원히 떠나온 줄로 알았던 신학교로 다시 돌아갔다.

 

 하지만 또 한번의 위기가 닥쳐왔다.

 

 집안의 기둥인 아버지(김용호·요셉)가 96년 여름 뇌경색(중풍) 으로 쓰러졌다.

 

 

원주 단계동 산동네의 담도 없는 집에서 사는 가난한 가족들, 부모님과 남동생들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어야 할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죽음에서 자신을 건져 준 하느님을 배반할 수가 없었다.

 

 

이때 그를 지탱해 준 것은 하느님의 약속을 믿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아브라함(로마 4, 18)의 겸손된 신앙이었다.              

 

 

사제서품 상본에 써넣은 ’주님의 온유함에 저를 온전히 합하나이다’라는 글귀처럼 그는 25일 서품식장에서 하느님의 온유함을 닮은 사제로 다시 태어난다.

 

                                               [원주〓이주엽 기자]

 

 

p.s : 이글을 읽는 여러분, "김기성 부제님"을 위해서 정성어린 기도 한번씩 드려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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