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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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만 [Blueyes] 쪽지 캡슐

1999-12-23 ㅣ No.2112

내 친구중에 진석이란 놈이 있음다.

 

이 녀석은 무척이나 괴짭니다.

 

키도 조그만 녀석이(굉장히 짝습니다)먹기는 엄청 먹습니다.

 

술 또한 장난 아님다.

 

그냥 들이 붓습니다.정말 대단합니다. 저 쪼그만 배로 어떻게 다 들어가는지,

 

인체의 신비에 감탄할 뿐임다.

 

이 친구는 저랑 둘도 없는 친한 사임다.흔한말로 XX친구 라고 하는.....이 친구와 있었던

 

일은 모두 한편의 드라맙니다.

 

이 글은 그 중 하납니다.꽤 오래전 얘깁니다.

 

이 친구 부모님이 싸우셔서 별거 상태에 들어가셨음다.

 

친구의 아버님도 굉장한 괴짜셔서 집안 문을 다 잠가놓고,아무도 못들어오게 했답니다.

 

친구와 엄마는 친척집으로 갔지만,

 

내 친구... 학교에 가야 했슴다.그땐 고딩이였기에, 꼭 가야 했슴다.

 

친구는 몇일정도는 그냥 학교에 나갔습니다.

 

하지만, 교과서도 필요했고, 집안에서 가지고 나올게 몇개 있었답니다.

 

어느날, 친구가 우릴 불렀습니다.우리라고 하면, 같은 XX친구들 말임다.

 

모두 네명임다.그래서 그녀석 집앞에서 만났슴다.

 

그 친구 집은 구조가 이상해서 옥상으로 난 계단이 밖에 있었슴다.

 

친구 집이 2층이였고, 1층은 친구네가 운영하는 오락실이었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자세히 말하겠지만, 공짜로 오락 정말 많이했슴다.

 

밤새며 했습니다. 오락하는 소리들리면 혼나니까 스피커를 수건으로 막아놓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미쳤슴다. 우린 미친놈들 입니다.

 

여하튼......^^;친구와 저희들은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친구는 어디선가 전선줄을 구해오더군요...-아시죠? 검은색 보통 쓰는 전깃줄~

 

길이는 대략 10미터 정도.....친구가 허리에 전선줄을 감더군요....그리곤 이렇게

 

말했답니다.

 

"난 창문으로 들어갈테니, 너희들이 줄을 잡아라"표정도 비장했슴다.

 

황당했지만, 우리 친구들도 황당한 놈들임다.흔쾌히 허락함다.

 

친구...난간에 매달림다.

 

자기방 창문위 난간에.....우리들, 약간은 흥분되어 줄을 잡고 있음다.친구..줄을 천천히

 

내리랍니다.

 

우리들..줄을 천천히 내립니다.드뎌 친구가 창문앞에 도착합니다.

 

아앗..이게 왠일입니까?친구집 창문에 있던 방충망이 못으로 박혀 있슴다.

 

다른쪽 창문도 열리지 않습니다.친구...올리랍니다..-_-;;;;;;;;;;;;;;;

 

우리들...죽을힘을 다해 올립니다.   ㅠㅠ

 

친구..다시 옥상으로 올라왔습니다.우리들..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힘다.

 

친구 얼굴도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슴다.

 

친구...어디선가 칼을 구해 옵니다.우리들...긴장합니다.친구..다시 허리에 전선을

 

감슴니다.칼을 입에 뭅니다.다시..난간을 잡습니다.

 

우리...천천히 내립니다.이마에서 땀이 솟습니다.힘듭니다.근데 클났슴다.

 

전선줄이 난간과 마찰되어 점점 얇아져 갑니다.

 

전선줄...생각보다 약함다. 줄을 천천히 내리는 동안 줄도 천천히

 

얇아집니다.우리들..서로의 얼굴을 봅니다.얼굴색이 변합니다.

 

끔찍한 장면이 머릿속을 휘젓슴다.이렇게 친구를 보내야 하는 운명인가?...친구, 그때

 

창문에 도착합니다.우리..친구를 조용히 부릅니다.

 

" 선 끊어질것 같다...."우리들, 끔찍한 최후를 상상하며 떨고 있슴다.

 

이젠 친구는 죽음 목숨임다.줄을 다시 올릴 수 도 없고, 줄이 짧아

 

바닥까지 내릴 수 도 없는 상황입니다.우리들, 울고 싶습니다.

 

우린 살인자가 되는 것입니다.전선줄이 끊어지기 일보직전 입니다

 

친구 덩치가 쫌만 좋았어도, 우린 친구를 보낼을 것임다.친구...준비해간 칼을 입에서

 

뺍니다.그리곤, 방충망을 열십자로 자릅니다.

 

대단함다. 영화같슴다.그리곤 창문을 열었슴다.친구의 얼굴에서 한줄기 식은땀이

 

흐릅니다이제 들어가기만 하면 됩니다.하지만, 친구...팔 짧습니다.

 

친구...허걱~ 몸에 반동을 줍니다.영화를 넘 많이 봤슴다.영화와 현실을 구별 못함다.이건

 

현실인 것임다.우리들 긴장합니다.

 

친구의 몸이 앞뒤로 흔들릴때마다,전깃줄은 점점 얇아집니다.곧 끊어집니다.

 

이건 실제상황임다.우리..경악을 금치 못함다.

 

친구...반동끝에 창문을 잡았슴다.그리곤 힘겹게 다릴 걸칩니다

 

우리들, 안도의 환호성을 울립니다.우리들, 줄을 놓습니다.

 

친구..창문난간에서 방으로 점프합니다......그리곤..............................

 

친구 방에서 신문보고 있는 아버지와 만납니다.-_-;;;;;;;;;;;;;;;;;;;;;

 

 

 

 

아버지 한마디 합니다."문 열어달라구 하지?"

 

친구: "네..."황당함다.친구 죽을뻔 했슴다.우리들..살인자 될뻔 했슴다.

 

그런데 그 한마디 뿐임다.

 

신문에서 눈도 안 돌림니다.

 

친구 아버지..다 봤슴니다.창문에 붙어 처참하게 일그러진 얼굴로,입에는 칼을물고,

 

식은땀을 흘리며, 방충망을 열십자로 자르는 친구 모습을....

 

하지만, 한마디 뿐임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임다.

 

정말 대단한 집안임다. 친구..물건을 챙깁니다.

 

이것저것, 가방에 쓸어담고, 이번에 아래층 문을 열고 나옵니다.

 

우리들, 십년은 감수합니다.친구는 살았고, 우리도 살인을 면했습니다.

 

친구...비장한 표정으로 한마디 합니다."죽을뻔 했다."하나님께 감사 드림다.

 

그날, 우린 그 전깃줄을 화형 시켰슴다.

 

전깃줄로 평생을 살기보단, 연기가 되어 자유를 느끼길 바랬슴다.

 

솔직히 꿈에서 끊어진 전기줄이내 목을 조르지 않을까 쫄았슴다.

 

친구들 얼굴에 비장함이 감돕니다.지금 그 친구 부모님은 금술좋게 잘 살고 있슴다.

 

감사함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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